기업 구조조정 일감 몰리자 '빅4' 산업은행 감사 '보이콧'
국내 6위...산은 로컬법인 선정 2008년 신한 이후 8년만
이 기사는 02월23일(15: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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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회계감사를 맡을 회계법인(감사인)으로 국내 6위 규모인 삼덕회계법인이 선정될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은행의 '비감사업무(컨설팅, 인수합병자문, 워크아웃 실사)'에 일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빅4'회계법인이 아닌 곳이 감사인으로 정해진 것이다.
23일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삼덕회계법인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산업은행의 회계감사를 맡게 될 것"라며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덕회계법인은 연간 매출 437억원으로 '빅4'회계법인(삼일·딜로이트안진·삼정KPMG·EY한영)과 대주회계법인에 이어 국내 6위 규모이다. 대부분 은행이 '빅4'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두고 있는 가 諍?산업은행의 감사인에 중견 회계법인이 선정된 것은 2008년 신한회계법인 선정 이후 8년만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빅4 회계법인들은 산업은행에서 나오는 비감사업무 일감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외부감사인 선정과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은의 회계감사를 맡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각종 대기업 매각(M&A) 자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실사 등에 참여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진,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동국제강, 동부, STX조선해양,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현대, 장금상선, 현대산업개발, 하림, 한솔, 풍산 등의 대기업의 주채권은행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KDB생명보험,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도 ‘조단위’ 매물로 나올 예정이어서 빅4 회계법인들은 일찌감치 감사인 입찰에서 사실상 '보이콧(집단 참가 거부)'을 선언했다.
한편 삼덕회계법인의 외부감사인 선정으로 2012년부터 산업은행의 감사인을 맡아오던 삼정KPMG는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각종 컨설팅, M&A 자문, 워크아웃 실사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안대규/김태호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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