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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공장'서 新성장동력 찾는 LG전자] 반도체 공장이 '식물공장'으로…파나소닉 등 글로벌 IT기업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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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부족…식물공장 '각광'

인구 증가로 식량난 심화…일본·네덜란드 투자 활발
카카오·SKT 등 국내기업, 유리온실·스마트팜 사업

IT접목…시장진출 적기

한국, LED·태양광·수처리 등 기술력 우수 '장점'
"해외시장 공략 위해선 대기업 진출 활성화돼야"



[ 남윤선 / 고은이 기자 ] 파나소닉은 싱가포르 서부 공업단지에 공장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것은 전자제품이 아니다. 상추 파프리카 등 채소다. 식물을 생산하므로 ‘식물공장’이다. 여기서 생산된 채소는 작년 11월부터 싱가포르에 있는 마트의 신선식품 판매대에서 팔리고 있다.

식물공장은 LED(발광다이오드) 등 필요한 기술의 원가를 낮출 수만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LG전자가 식물공장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업체 잇따라 진출

파나소닉은 식물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8년까지 싱가포르 연간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1000t의 채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돕챰물÷?싱가포르는 경작할 땅이 부족해 전체 농산물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싱가포르에서 식물공장 제품이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파나소닉의 판단이다. 파나소닉은 디지털카메라를 만들던 일본 후쿠시마공장도 식물공장으로 바꿨다.

이뿐만 아니다. 도시바, 후지쓰 등 다른 일본 기업도 쓸모가 없어진 구형 반도체 공장을 식물공장으로 개조했다.

네덜란드도 식물공장 분야의 강자다. 주로 태양광과 LED 조명을 동시에 활용하는 유리온실형 식물공장을 많이 운영한다. 네덜란드에서 소비되는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80%는 식물공장에서 생산된다. 네덜란드는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국내 대기업들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LG전자 외에도 최근 카카오가 유리온실형 식물공장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만나씨이에이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도 농업에 필요한 정보기술(IT)을 농가에 공급하는 ‘스마트 팜’ 사업을 하고 있다. 몇 층짜리 공장 건물에서 식물을 대량 생산하는 식물공장 개념과는 약간 차이가 있으나 IT와 농업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식물공장으로 분류된다.

◆“지금이 시장 진출의 적기”

식물공장 개념은 1970년대에 고안됐다. 당시엔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기술이 부족해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최근엔 달라졌다. 세계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 부족 현상은 심각해지고 있다. 1990년대 고층건물 방식의 식물공장을 처음 제안한 딕슨 데스포미어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는 “세계에서 경작이 가능한 토지의 80%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며 “지금의 농작물 생산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식물공장 건설을 위한 관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LED값이 급락하고 있고, 태양광 발전이나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온배터리 기술도 좋아지고 있다. 가장 빨리 움직이는 것은 일본 기업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기업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폐쇄된 건물에서 LED만을 광원으로 쓰는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태양광, LED, 수처리, 공조 등 식물공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 식물공장 사업 진출에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현환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일본은 최근 중동지역에 식물공장 시스템 수출을 점점 늘리고 있다”며 “식물공장 사업은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노려야 하는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대기업이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식물공장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배양액 등의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식물을 자동으로 연속 생산하는 시스템. 태양광을 활용하는 기존 온실에 정보기술(IT)을 더한 ‘부분제어형’과 폐쇄된 건물 안에서 빛 등 재배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통제하는 ‘완전제어형’으로 나뉜다.

남윤선/고은이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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