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 연휴 이후인 11일 국내 증시 급락에 대해 "한국 등 신흥국 주식시장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은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팀장은 "다만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나려면 미국 중앙은행(Fed)가 금리동결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 또는 글로벌 경기지표의 바닥 신호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폭락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던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팀장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폭락은 환율 약세와 고성장 기대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급등한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증 신흥국 주식시장은 이미 가격조정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선진국 주식시장에 대한 차익실현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글로벌 증시의 폭락은 경기 우려에 대한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고평가 자산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당초 지난해 9월 저점 기록에서 12월까지 하락세가 지속된 것으로 수정됐다"며 "최근 경기선행지수는 2008년 9월 리만 파산 3개월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에서 도이치방크의 CDS 프리미엄, 중국 외환보유금액, 유가 등 꼬리위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뚜렷한 안전자산 선호와 높은 밸류에이션 자산에 대한 회피 현상으로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반면 환율 약세로 상승했던 유럽과 일본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특히 높은 밸류에이션 섹터인 경기민감주, IT, 헬스케어에 대한 차익실현이 뚜렷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동성 경색 지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Ted 스프레드는 안정세를 보이며 자금시장에서 꼬리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채권시장도 단기 금리가 상승했지만, 춘절에 따른 영향으로 특이 사항 없고, 단기 공포심리지표만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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