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만든 Y6·루나, '가성비' 앞세워 흥행
국내 이통사 손잡고 현지 맞춤형 전략까지
프리미엄폰 시장도 위협?…화웨이 메이트8 호평
[ 박희진 기자 ]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파상공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전자업체들도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맞대응에 나섰지만 중국발(發) 공습은 이제 막 시작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손잡은 중국 제조사들이 현지화로 소비자를 본격 공략하고 있어서다.
19일 전자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출고가가 10만원대인 초저가 스마트폰부터 국내 이동통신사의 자체 기획 스마트폰까지 모두 중국업체들의 작품이다.
◆ 中 중저가폰 연타석 흥행…삼성·LG도 '반격 카드'
SK텔레콤은 인기 중저가폰 '루나'의 후속작으로 '쏠'을 오는 22일 출시한다. 쏠과 루나는 SK텔레콤이 자체 기획한 제품이다. 생산은 각각 중국 TLC알카텔과 대만 홍하이(폭스콘)이 맡았다.
출고가 44만9900원인 루나는 현재까지 누적 15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저가 전용 단말기 가운데 3개월 만에 15만대를 판매한 것은 루나가 처음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단독으로 내놓은 화웨이의 'Y6'도 출시 한 달 만에 2만대가 넘게 팔렸다.
흥행몰이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쏠이다. 쏠의 출고가는 39만9300원이다. 월 10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을 더해 1만9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중국폰의 경쟁력은 단지 가격에 머물지 않는다. 사전 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핵심 사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쏠의 경우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사양과 액세서리 패키지를 먼저 구성하고 제품 기획에 반영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루나 열풍을 이끈 '설현'을 모델로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 제조사들은 국내 이통사들과 손을 잡으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선 제조사들은 현지 맞춤형 전략에 마케팅 효과를 덤으로 노리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지원금을 통한 가입자 뺏기 전략이 먹히지 않자, 전용폰으로 활로를 찾는 중이다. 국내 제조사 단말기로는 한계가 있어 중국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스마트폰이 세력 확장에 속도를 내자 국내 제조사들의 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첫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제품 라인인 '갤럭시A'와 'K' 시리즈를 나란히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5'와 '갤럭시A7'은 출고가 50만원대로 지원금을 감안하면 실제 구입가는 3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LG전자 K 시리즈의 첫 국내 출시작인 'K10'은 출고가 27만5000원으로 최대 지원금을 받으면 공짜폰이 된다.
◆ 가성비 내세운 中 스마트폰…기술력도 '착착'
전자업계에서는 최근 중국산 스마트폰의 흥행을 두고 자칫 안방마저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등 일부 해외 시장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은 이미 한국 제품의 점유율을 앞지른 상황이다.
아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자업계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화웨이도 시장점유율이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싼 맛'에 구입했다가 기대 이상의 성능에 만족하는 국내 사용자들이 늘어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입지를 굳힌 후 점차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이 장악한 프리미엄급 시장까지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업계에선 보급형 스마트폰의 경우 국산과 중국산이 큰 차이가 없다는 평이 많다. 여기에 최근 중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호평은 국내 제조사들에게 더욱 위협적이다. 실제 화웨이가 소비자가전쇼(CES) 2016에서 선보인 프리미엄폰 '메이트8'은 가성비보다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으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ES 2016에서 화웨이의 메이트8은 6인치 풀HD 액정표시장치(LCD)이지만 ジ牝璨?지문센서, 배터리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줬다"며 "스마트폰에서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없어진 가운데 메이트8은 한국 스마트폰에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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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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