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희 기자 ]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코스피가 휘청이면서 지난해 8월 '중국발 쇼크'가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8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시행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듯이 이번에도 중국 정부의 개입이 증시 안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1일 증시전문가들은 연초의 중국 증시 급락이 위안화 절하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지난해 8월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7일 위안화를 전 거래일보다 0.51% 오른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7일 7.32% 급락하며 29분 만에 거래가 완전 중지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조기폐장된 것은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였다.
지난해 8월 중국발 쇼크 역시 위안화 절하로 촉발됐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11일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 폭인 1.86% 기습 인하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과 올 연초 중국 증시 급락은 위안화 절하와 자본 유출 우려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해에 비해 중국의 소비상황이 소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조금 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중국 정부가 앞으로 더 강력한 증시 안정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지난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를 잠정 중단했다. 또 상장사 대주주들이 지분매각을 할 경우 3개월 안에 1% 이상 팔지 못하도록 제한한다는 대책도 내놨다.
인민은행도 지난 8일 9거래일만에 위안화 가치를 상승 고시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달러당 6.5636위안으로 고시됐다. 인민은행은 이날도 환율을 달러당 6.562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 거래일에 비해 달러 대비 위안 가치가 0.02% 상승한 것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발표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 8월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악화되면 될수록 강력한 시장개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 속도를 조절에 힘을 쓸 것이란 관측이다. 고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12개월 역외 위안·달러 선물환 7위안이 강력한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도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지준율을 인하하면 그만큼 유동성이 늘어난다"며 "위안화 약세 압력을 낮추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낮추기 위해서 중국 정부는 지준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에도 중국 증시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시행으로 중국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경우 국내 증시도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는1840~2170포인트"라며 "위기 중에 찾아올 수 있는 지금과 같은 반등 국면을 수익률 제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연구원도 "위안화 약세 속도 조절을 위한 중국의 정책 대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국면에서 시장이 추가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5번의 위안화 약세 구간에서 건강관리 화장품 화학 전기차 관련주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러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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