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야속
[ 강영연 기자 ] 대규모 세일이 이어지면서 호조를 보였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실적이 12월 들어 뒷걸음질치고 있다. ‘따뜻한 겨울’ 탓에 동절기 주력상품인 겨울의류와 난방용품 등이 잘 팔리지 않고 있어서다.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 0.8%, 4.1% 줄었다. 단가가 높은 두툼한 겨울의류 판매가 부진한 것이 백화점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5.1%와 2.6%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2월은 한 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로 가장 높은 달”이라며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패션상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서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매출도 4.7%, 3.0%, 4.1%씩 하락했다. 역시 대형마트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의류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마트에서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떨어졌다. 연말 특수를 누려왔던 와인도 매출이 6.7% 감소했고, 케이크나 겨울 난방용품 등을 찾는 소비자들도 작년에 비해 줄었다는 설명이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이 지속되는 데다 예상외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겨울의류, 난방용품 등의 판매가 저조한 점이 매출 감소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격가 상품’을 주력 품목으로 삼고 있는 온라인몰들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1~22일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뛰었고, 위메프도 30% 늘었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마케팅팀장은 “소비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모바일과 아울렛, 해외 직접구매 등으로 유통채널이 다변화되면서 기존 유통업체들의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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