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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OMC 이후 주목해야 할 4가지] (1) 세계 중앙은행 각자도생 '대분열 시대'…금융시장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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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와 다른 길 가나…ECB·일본은행 추가부양책 '촉각'

'1달러=1유로' 될 수도…일본은 엔저 끝날까 걱정



[ 뉴욕=이심기/도쿄=서정환/박종서 기자 ]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주요국은 초저금리와 돈풀기를 통한 경기부양을 목표로 일사불란하게 달려왔다. 하지만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졌다.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Fed와 다른 길을 갈 것이냐, 아니면 같은 방향에 줄을 설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금 세계 금융시장에선 미국과 다른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대분열(great divergence) 시대’의 도래가 최대 화두다.

Fed가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쏠리고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 경기는 아직 냉기가 감돈다. ECB는 지난 3일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0.1%포인트 더 내려 -0.3%까지 낮췄다. 현금 살포와 다름없는 양적 완화 프로그램도 2017년 상반기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ECB의 결정에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3%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ECB의 조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흔들리던 시장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필요하다면 추가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 뒤에야 안정됐다.

투자자의 관심은 드라기 총재가 공언한 대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에 쏠려 있다. 이 경우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간 통화가치 격차가 줄어 교환 비율이 1 대 1이 되는 등가(parity)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유로당 1.093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금 추세라면 유로화 가치가 달러보다 더 낮아져 유로당 0.8달러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ECB가 추가 양적 완화 등 부양책을 쉽게 내놓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유럽 경제가 돈을 풀어서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Fed와 정반대 길을 가면 투자금 이탈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이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확대라는 장점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더불어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국가로 거론됐던 영국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멈칫거리고 있다. 영국이 지난 10일 연 0.5%인 기준금리를 8 대 1의 압도적 표차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지난 10월까지 1년간의 평균 물가상승률이 -0.1%로 목표치 2%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영국이 금리인상을 시도할 수 있는 시점은 일러야 내년 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미국의 긴축으로 엔저(低) 흐름이 바뀌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Fed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엔화 강세와 수출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도쿄=서정환 특파원/박종서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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