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투자자문사 사모펀드 뛰어들자 맞대응
펀드시장 영역파괴…'무한경쟁' 돌입
[ 하수정/송형석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3일 오후 4시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대표주자인 브레인자산운용(대표 박건영·사진)이 공모펀드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사모펀드 시장의 문턱이 낮아져 투자자문사와 대형 증권사까지 뛰어들자 역으로 공모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들이 공모와 사모펀드 시장을 넘나들며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공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일반 자산운용사 인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브레인은 전문 자산운용사로 사모펀드만 운용할 수 있다. 브레인이 공모펀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사모펀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금융위의 인가 정책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그동안 공모펀드 운용사를 인가하는 데 보수적이었다. 73곳에 달하는 공모펀드 운용사들이 소규모 펀드를 쏟아내면 투자자 보호가 미흡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지난 10월 사모펀드 운용에 대해 인가가 아닌 등록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을 계기로 공모펀드 시장의 진입장벽도 낮추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 시장에서 성과를 입증한 곳은 요건이 맞고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공모펀드 운용 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인이 인가를 받으면 2011년 11월 스팍스자산운용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공모펀드 운용사가 추가되는 것이다. 브레인이 공모펀드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안다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등 후발주자들의 인가 신청도 잇따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 시장만으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수의 운용사가 공모펀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인을 비롯해 헤지펀드로 이름을 날린 운용사들이 공모 시장에 뛰어들 경우 시장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브레인은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변경으로 강세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운용사로 펀드와 일임을 합쳐 총 수탁액이 1조8800억원에 달한다.
사모펀드 시장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자본력 1위인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2000억원을 태운 총 3000억원짜리 헤지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금융당국에 등록신청을 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수정/송형석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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