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체성 장애…입영 처분 위법"
[ 김인선 기자 ]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에게도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조한창)는 이모씨(24)가 서울지방병무청을 상대로 “현역병 입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남학생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5학년 때부터 여자가 머리를 묶고 있거나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등 남성이지만 여성을 동경하며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동성 친구와 8개월간 교제했다.
법원은 “성주체성 장애가 있는 이씨에 대한 병무청의 현역입영 처분은 위법하다”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씨는 18세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국립중앙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성주체성 장애로 진단받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며 “별다른 장애가 없는데도 단지 병역의무를 면제받기 위해 상당기간 정신과 의사를 속이고 치료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는 2012년께 수차례에 걸쳐 호르몬 치료(에스트로젠)를 받았고, 이씨를 진단한 의사도 ‘남성성이 중시되는 군대에 적응하는 것은 이씨에게 상당한 곤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인터뷰] 가치투자의 달인, "휘열" 초보개미 탈출비법 공개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