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의 마지막 달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계절성을 나타내는 배당주와 대차잔고 상위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통상 매해 마지막 달은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기준일이 몰려 있는 데다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앞두고 대차상환이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24일 "2005년 이후 12월마다 국내 증시에서 대차잔고비중이 감소하는 모습이 매해 반복됐다"며 "최근 5년 동안 적게는 0.75%포인트, 많게는 1.81%포인트 가량 줄었다"고 분석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서 대차잔고는 약 52조원으로 유통시가총액 대비 6.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12월 마다 줄어든 대차잔고 금액은 최소 6조9000억원에서 최대 12조5000억원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대차잔고 비중 상위 종목과 연초 대비 대차잔고 비중 증가 상위 종목 중 중복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 과거 10년 간 이 같은 종목 선정 시 성과 개선 효과를 관찰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11월 말 매수, 12월 말 매도 가정).
그는 "통상 11월 말 대차잔고 비중 상위 종목, 11월 말 연초 대비 대차잔고 비중이 많이 증가한 종목일수록 12월에 성과가 우수했다"며 "절대수익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최소 시장을 웃도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그는 두산 현대상선 BNK금융지주 삼성중공업 풀무원 두산인프라코어 오뚜기 대한유화 삼립식품 호텔신라 매일유업 LG이노텍을 가장 관심 있게 봐야 할 기업으로 꼽았다.
또 연말 배당투자 수요를 감안해 고배당주들이 주목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등 활발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연말 배당 추정 결과 올해는 배당 수익률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예상 배당 최소 수준을 가정하더라도 전년 대비 배당 증가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 코스피200 연말 현금 배당은 약 15조1900억원이다. 배당수익률로는 1.45%로 추정된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매일의 종가로 나누어 산출하는 수치다.
통상 9월 동시 만기 이후 연말 배당을 겨낭한 기관 매수세가 증시로 유입되는 경향이 짙다는 게 김 연구원의 얘기다. 그동안 프로그램 거래는 하반기 유입, 상반기 유출 경향이 강했다. 이는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기관의 매수 차익 거래 전략이라는 것.
그는 "장기투자 성향을 보이는 보험, 투신 등 인덱스 펀드 운용 기관의 경우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일부를 주식 대신 선물로 보유한다"며 "이 선물이 기말 배당이 집중돼 있는 연말에 주식 현물로 교체하는 전략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앞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중간 배당 1000원으로 예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늘렸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대기업 집단의 배당 확대 분위기가 올 연말 배당 수익률 상승을 점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며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의 배당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그는 기존 주요 고배당주 외에도 배당금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난 SK이노베이션 S-Oil 한국전력을 추가로 주목할 것을 권했다. 또 전년 대비 연말 현금 배당 증가율이 큰 에너지, 증권, 호텔, 화장품, 보험 등도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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