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웨드 김인수 대표, 6.25참전용사 부부를 위한 따뜻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다.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머리엔 서리가 앉았고, 걸음도 느려졌다. 제대로 된 결혼식 없이 60년간 함께 살아온 세월이 무색하다.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 두 손은 늙고 거칠어졌지만 맞잡은 손의 온기만은 그대로다. 결혼 60주년을 맞아 회혼식을 치르게 된 6.25 참전용사 부부의 이야기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던 지난 10일, 6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신혼부부로 돌아간 듯 설레는 마음으로 신랑, 신부 12쌍이 모였다. 용산 전쟁기념관 내 뮤지엄 웨딩홀에는 백발이 성성한 주인공들을 보러온 하객들로 가득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결혼식의 주인공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 나우웨드 웨딩컨설팅의 김인수 대표도 현장에 참석해 이들의 결혼식을 지켜봤다.
◆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어쩌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였소.’
오늘의 주인공들이 전문가의 손길을 받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곱게 단장을 시작했다. 이어서 웨딩드레스를 갖춰 입으니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새신부처럼 웃음도 나고 연신 눈물도 난다.
이번 결혼식에 참여한 박태제(87) 씨는 38년간 구멍가게를 하며 고생만 시킨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 주고 싶었다고 한다. 아내 안영분(83) 씨는 꿈으로만 간직했던 결혼식을 맞이한 데 대해 기쁨을 숨길 수 없다. 멋진 장교복을 갖춰 입은 남편을 보니 그 옛날 젊은 청년의 모습이 어렴풋이 교차된다.
“미우나 고우나 오랫동안 정붙이고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결혼식도 못했는데 내가 이 나이에 웨딩드레스를 입을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이제 더는 바랄 게 없네요.”
결혼식 참여자 중 최고령인 백발의 김창도(93) 씨는 부인 우숙자(80) 씨에게 ‘60년의 소중한 약속’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해 많은 이들을 감격에 젖게 했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어쩌면 당신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모르겠소.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소녀 같은 모습이 나에게는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새 우리 모두 황혼길에 접어들었구려.”
할아버님의 결혼을 축하하러 한달음에 달려온 손자 김명세 씨도 뭉클한 마음을 전했다.
“할아버님은 평생 6.25 참전 용사로서의 자부심으로 살아오셨어요. 한국의 근현대사를 겪어오신 할아버님의 후손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이런 기쁜 날을 맞이하게 되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결혼식을 만든 따뜻한 손길
이날의 행사는 국방부, 기업, 학생, 시민 등 각계각층의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 박승훈 국가보훈처장이 주례사를 전했고, KBS '남자의 자격'으로 알려진 '청춘합창단'의 축가 속에 참석한 가족들이 꽃다발을 선사하며 모두 감회에 젖 駭?
나우웨드 김인수 대표는 웨딩 업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결혼사진을 찍고 웨딩드레스 일체를 지원하는 등 새신랑, 새신부로 변신시키는데 공들였다.
“3년째 재능기부를 이어오고 있는데 참여할 때마다 감동이 더해갑니다. 전쟁 후 잿더미 위에서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신 분들입니다. 현재 참전용사 150만 명중 15만명 만이 생존해 계신데, 저를 필요로 할 때까지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젊은 커플들의 결혼준비를 돕는 데 익숙한 웨딩컨설팅 회사의 젊은 대표에게 새로운 시도였을 것이다. 이는 ‘나눔’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가 그동안 받은 많은 사랑을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서였다. 자신의 웨딩 노하우가 노부부들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동참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날을 맞아 기뻐하는 모습을 뵈면 제 가족의 일인 듯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기부를 통해 오히려 제가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나눔은 비우는 것이 아닙니다. 나눌수록 내면은 더 채워지게 마련입니다. 따뜻한 나눔으로 세상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기업이 되려 합니다.”
김 대표는 결혼의 본질인 ‘행복’과 기업이 나아갈 올바른 길에 대해 늘 고민한다. 특히 웨딩컨설팅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에 있다고 말한다.
착한 기업이 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좋은 기업이 되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기본’에 충실할 것, 그리고 어떤 것보다 ‘사람’을 헤아릴 것. 보통은 지극히 당연한 가치이기에 놓치는 법이 많다. 이러한 진리를 실행하는 기업이라면 고객이 먼저 알아보게 마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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