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문명의 건설과 공동 번영의 통로
글로벌 소통 매개하는 가치 재정립해야
김학송 < 한국도로공사 사장, 세계도로대회 조직위원장 >
도로는 인류 문명의 건설과 공동 번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해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갈리아 지역을 정복한 뒤 돌로 포장한 도로를 곳곳에 건설함으로써 로마의 우수한 기술과 문화가 유럽 전역에 전파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사람과 물자의 이동수단으로서, 인류 문명의 동반자로서 도로가 갖는 핵심 가치는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달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도로대회’는 국가적으로 매우 특별한 행사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세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50여개국 장·차관을 포함한 120여개국 정부 대표단 및 도로교통 분야 관계자 등 3만5000여명이 참석하는 ‘도로 분야 올림픽’이다.
이번 대회는 도로의 창조적 변화 가능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도로에 대한 물리적·고전적 기능에 치중된 시각에서 벗어나, 도로교통 분야의 새로운 정책과 기술에 도전하고 미래의 도로 모습에 대한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상호 교류가 이뤄질 것이다. 그런 변화의 실마리는 저탄소 교통 섟?구축 및 자율주행 시대의 개막에서 찾을 수 있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전 지구적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하나의 지역과 국가 단위를 넘어서 전 세계를 연결하는 도로 본연의 가치를 되찾는 것에 변화의 핵심이 있다. UN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 한국도로공사가 추진하는 ‘아시안 하이웨이 공동 세미나’ 역시 그런 취지의 일환이다.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장대한 세계 도로의 건설은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대회 기간 중 열리는 장관회의는 국가 간 도로교통 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고 세계 도로 건설에 관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역대 최초로 발표될 ‘장관 선언문’은 지속가능한 협력관계 유지의 보증수표로서 기능하리라 생각한다.
도로교통 분야가 갖는 진정한 가치는 이제 새롭게 평가돼야 한다.
이번 세계도로대회를 계기로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기술이 펼쳐지는 도로, 지역적 한계를 넘어 세계 각지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도로로 그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도로 가치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김학송 < 한국도로공사 사장, 세계도로대회 조직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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