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국내 증시가 모처럼 중국발(發) 미세먼지 대신 가을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데다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가 막을 올리며 경기 부양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7포인트(0.29%) 오른 2046.37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3일 장 마감 후 전해진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과 이날 부터 시작되는 중국 5중전회 기대감이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
◆中, 또 기준금리 인하…경기부양 의지 확고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35%로, 1년 만기 예금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0%로 조정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벌써 여섯 번째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위안화 예금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낮춰 17.5%로 결정했다. 중국 상업은행 등에 적용되던 예금 금리 상한선도 폐지했다.
이 같은 소식에 지난주말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지난 19일 발표된 중국 3분기 국 뼙綺暈?GDP) 성장률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가 즉각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3분기 GDP 성장률은 6.9%에 그쳐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반만에 처음으로 7%를 밑돌았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에는 정부의 확고한 경기 부양 의지와 예금금리의 완전 자유화, 증시 부양 목표가 담겨 있어 특별하다"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재료"라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로 예금잔액 기준으로 6700억위안의 유동성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늘어난 자금이 중국 본토 증시로 유입되면 단기적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낮아진다.
다만 이번 조치를 포함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내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는 국내외 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통화완화는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호재가 맞지만, 미국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어 장기적 파급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막 오른 5중전회…추가 경기부양책 나올까
시장은 이날 부터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중국 5중전회에서 나올 경기부양책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중국 13차 5개년(2016년~2020년) 경제개발계획의 기본 방침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이 5년간 추진할 각종 국가발전과 경제개혁 방안이 이 회의에서 확정된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중전회는 중국의 중장기 경제 정책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 결과가 증시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3분기 GDP 성장률 발표 이후 경기둔화 우려가 재차 확산되고 있어 경기연착륙을 위한 부양책이 다각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향후 5년 중국 GDP 성장률 목표치가 기존 '7% 유지'에서 하향 조정될 지 여부다. 시장에서는 최근 성장 둔화를 감안해 6.5~7.0%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나흘 간의 일정이 끝나면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겠지만 미리 중국 소비 관련주(株)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5중전회에서 소비 중심 경제구조로의 이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의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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