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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문명이 꽃피고 욕망이 실현되는 장소,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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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탄생

P.D. 스미스 지음 / 엄성수 옮김 / 옥당 / 560쪽 / 2만8000원



[ 고재연 기자 ] 이탈리아 상인이자 여행가인 마르코 폴로는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 칸을 만났을 때 직접 방문한 도시나 상상 속 도시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려줘 그를 기쁘게 했다. 폴로는 “우리가 꾸는 꿈이 그렇듯, 도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도시는 단순히 편의를 위한 공간이나 집, 일터가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 인간의 야심과 비전을 담는 곳이며 꿈을 꾸고 욕망을 실현하는 장소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교수인 P D 스미스는 《도시의 탄생》에서 현대 문명의 요람인 도시의 발달사와 그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문명사를 복원해 들려준다.

인류 최초의 도시 에리두를 세운 사람들은 수메르인이었다. 에리두는 기원전 5000년경 이라크 남부 지방에 실제로 존재했던 도시다. 기원전 2000년경에 이미 수메르인의 90%는 도시에 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은 바로 그 도시에서 시작됐다. 도시 공동체가 생겨나면서 사람들은 부족과 씨족이라는 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으로 태어나게 된다. 도시에는 당시 사람湧?그린 이상향이 담겨 있다. 우주를 정사각형으로 믿은 중국인들은 황제의 도시 또한 우주 모습을 본떠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었다.

20세기 초 전원도시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준 요인은 공상과학소설이었다. 에드워드 벨러미는 소설 《뒤돌아보면》에서 2000년 보스턴을 환경오염이나 과밀인구 문제가 없는 유토피아 같은 도시로 그렸다. 소설은 전원도시 운동의 창시자인 에버니저 하워드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고대 이집트의 수도 멤피스에서 지금의 맨해튼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꽤 매력적인 생활환경을 갖춰 늘 출중한 사람들을 유혹하듯 불러들였다. 도시가 자라고 꽃피우는 데 발맞춰 문화와 상업과 기술이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도시가 인간에게 늘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일수록 사망률도 높았고 전염병에도 취약했다. ‘도시의 묘지화’다. 침략자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준 바로 그 성벽이 그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성벽을 처음 쌓은 사회는 쉽게 감옥도, 집단수용소도 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슬럼가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도 도시가 너무 급격하게 팽창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도시 성장은 대개 부의 평균적인 증가로 나타났지만, 이제는 경제 성장 없이 규모만 급속도로 확대되는 도시가 생겨나고 있다.

과거 아스테카 문명의 중심지였던 테노치티틀란부터 송도국제도시로 대표되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까지. 저자는 과거를 대표하는 도시와 현재 인류와 공존하는 도시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한다. 도시의 발달사와 문명사를 종횡으로 기록한 내용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탄생과 역사를 입체적으로 만나게 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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