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라인의 준수는 타의가 아닌 자발적인 준법의식에서 표출되어야"
"폴리스라인은 합법적이고 평화로운 집회를 철저히 보장하고 집회 참가자의 안전과 일반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권 보장에서 그 존재가치를 찾아야"
‘질서유지선(police line)’의 사전적 의미는 최소한의 질서유지를 위해 사건 현장이나 집회 장소에 설치되는 경찰 저지선을 말한다.
최근 경찰청의 질서유지선 침범에 대한 처벌규정 강화를 담은 집시법 개정 추진에 대하여 갑론을박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다분히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생각된다. 즉, 질서유지선의 또 다른 효용인 평화로운 집회의 보장과 집회와 무관한 일반시민의 통행권 보장이라는 측면의 간과이다.
질서유지선 제도는 1999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개정과 함께 도입되어 15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그간 집회·시위 문화와 시민의식의 발전을 통해 최근의 집회 ·시위는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던 과거와 그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과거의 질서유지선이 경찰과 시위대의 대척점 또는 집회 장소를 제한하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였다면, 최근의 질서유지선의 주된 기능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권과 일반시민들의 통행권 보장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주의사회에서 집회와 시위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라는 명분하에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평화롭게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일반 시민에게 감내할 수 없는 불편과 고통을 주는 것은 누가 봐도 당연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폴리스라인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경찰의 강경책이라기보다는 합법적이고 평화로운 집회를 철저히 보장하고 집회 참가자의 안전과 일반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권 보장에서 그 존재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도 우리사회의 집회·시위현장에서는 자신의 주의·주장에만 매몰되어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는 사례를 흔치않게 볼 수 있다. 단언컨대, 폴리스라인의 존재가치와 그 효용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러한 행위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폴리스라인은 집회·시위의 현장에서 최소한의 약속이다. 폴리스라인의 침범은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며 한번 무너진 공권력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시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면 건전한 집회·시위문화 정착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우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건전한 시민의식에서 나오는 ‘폴리스라인 준수문화’의 형성이다. 폴리스라인의 준수는 타의가 아닌 자발적인 준법의식에서 표출되어야 할 것이다.
몇 해 전 미국에서 폴리스라인을 침범한 하원의원들이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같은 상황에서 우리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자조 섞인 질문과 함께 폴리스라인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경찰청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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