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미 증권부 기자) “원금만 지켜줄 수 있다면 요즘 최고의 재테크 상품이죠.”
한 대형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을 만나 요즘 독자들에게 추천할 재테크 상품을 물었더니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 현재로선 자신있게 투자를 권할 만한 추천 상품이 없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요즘은 투자 원금을 까먹지 않고 잘 지키고 있으면 재테크를 잘했다고 칭찬할 만하다는 겁니다.
박스권 증시에서도 그나마 믿고 있던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재테크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마저 최근 조기에 수익을 확정짓는 기회를 놓치고 발이 묶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증권사, 은행 PB들은 고객들에게 현금 비중을 높여 두고 당분간 투자를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더군요. 올해 3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올들어 9월 23일까지)만 놓고 보면 1.52%에 그칩니다. 지난 연말부터 코스피지수에 투자해 9개월 동안 얻은 수익이 고작 ‘시중 은행 이자’ 수준인 셈입니다. 따라서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에프앤가이드 기준)도 1.3%입니다.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치는 꽤 높았습니다. 2분기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달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국내주식형펀드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4분기를 앞두고서 증권사들은 포트폴리오 내 대부분 안전자산인 우량 채권을 담고서 살짝 주식을 걸치고 있는 채권혼합형펀드들로 추천 상품 목록을 슬그머니 갈아치웠습니다. 그나마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들의 올들어 평균 수익률(2.73%)이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죠.
워낙 시장 분위기가 하룻새 급변하다보니 펀드 매니저들이나 증권사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연말까지는 기대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합니다. 지금은 투자 원금을 안까먹고 지켜내는 것도 힘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끝)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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