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정권의 우회전 행보가 두드러진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정부가 세금을 깎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한경 9월18일자 A12면 참조). 당장은 줄어들 세수에 맞춰 공공지출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올 들어 일자리 창출과 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개혁에 나서더니 ‘작은 정부’로 가기로 작정한 분위기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환영한다.
올랑드 정부는 기존의 감세정책을 확대해 감세규모가 20억유로(약 2조6300억원)에 달하는 2016년도 예산안을 수립했다. 납세자의 3분의 2가 감세혜택을 보게 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30억유로 줄인 데 이어 감세범위를 더 넓혔다. 4년간 법인세 90억유로 감축 프로그램도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현행 33.3%인 법인세율이 2020년 28%로 내려간다. 기업의 사회복지부담금도 줄었다. 지난 5월 상점들의 일요 영업제한과 경매인·의사·약사 등 전문직종에 진입규제 등을 확 푼 뒤 이어진 선택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올랑드 정부는 올 들어 연금·보건 등 복지예산에서 210억유로를 삭감했고, 가족수당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하면서 70년 만에 보편적 복지에도 ‘칼’을 댔다. 무엇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는지 집권 3년 만에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영국 노동당을 비롯해 독일 사민당, 스페인 사회민주당 등 유럽의 전통 좌파들이 길을 잃은 와중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올랑드 정부는 일련의 규제완화와 감세로 올해 1%인 경제성장률을 내년에는 1.5%로 올릴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런 실용적 변신이 한국의 정파들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 예산안 발표 때도, 국정감사장에서도 법인세 인상 등 낡은 ‘레코드판’만 돌아간다. 정책은 없고 당권싸움에만 목을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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