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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자산 쌓이는 기업…투자할 곳 없어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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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상반기 2조 증가
포스코, 1조6666억 늘어…삼성·LG도 4천억원대↑
현대차는 1조6558억 감소



[ 서욱진 기자 ]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쌓이고 있다. 입지와 고용, 세제 규제로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서다.

한국경제신문이 13일 한국경제연구원과 함께 10대 그룹 비금융 상장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이들 회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77조912억원으로 작년 말(75조886억원)보다 2조26억원(2.67%) 늘었다.

현금성 자산이 증가한 그룹은 포스코(1조6666억원) 롯데(7848억원) 한진(5795억원) 삼성(4861억원) LG(4200억원) SK(1984억원) 한화(1305억원) 등 일곱 곳이었다. 줄어든 곳은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 매입 대금을 지출한 현대자동차(-1조6558억원)와 현대중공업(-4611억원), GS(-1465억원) 등 세 곳이었다.

현금성 자산은 대차대조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것이다.

한경연은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활발히 추진한 반면 신규 투자는 자제해 현금성 자산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그룹은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이 1조6666억원 증가해 10대 그룹 중 가장 크게 늘었다. 포스코가 1조5091억원 늘어나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면서 6000억원가량 현금이 들어온 영향이 컸다.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에쓰오일 지분과 노후 항공기를 매각하면서 현금성 자산을 8977억원 늘렸다. 그러나 한진해운과 (주)한진 한진칼 등의 현금성 자산은 감소해 그룹 전체로는 579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현금성 자산을 7848억원 불렸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398억원과 46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8.5%, 790.3% 급증했다. 삼성그룹(4861억원)을 비롯해 LG(4200억원) SK(1984억원) 한화(1305억원) 등도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1조6558억원 줄었다. 현대모비스가 1조914억원 줄어든 것을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5511억원과 2963억원 감소했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대금을 낸 영향이 컸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실 등으로 현금성 자산이 7177억원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로도 4611억원 줄었다. GS그룹 역시 GS건설이 906억원 줄어들면서 그룹 전체로 1465억원 감소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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