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권별 유효한 행정지도 홈페이지에 지난달 게시
담보·보증 관행 피하고 자금중개 기능 강화 주문에
은행업계 "수익성 떨어질라"
[ 박동휘/김일규 기자 ]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홈페이지에 금융업권별로 유효한 행정지도가 무엇인지를 올렸다. 비공식적인 그림자 규제를 없앤다는 원칙에 따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 이외의 지시나 지침은 무효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후 금융당국 실무진은 진의를 묻는 금융회사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가운데 거의 모든 금융회사는 ‘명확하게 무효인 행정지도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열거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금리, 수수료, 배당 등 은행의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 금융정책국 주도로 규제 실명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규제운영 규정집까지 발간하기로 했다. 사회공헌이나 서민용 저리 대출 등 정책상품 판매에 대해 실적 점검으로 압박하던 관행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엔 부수 업무를 폭넓게 인정하고 해외진출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은행들이 영리기업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斂渼募?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십년간 관행으로 굳어져온 금융규제들을 한꺼번에 없애기는 힘들지만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행정지도하고 제대로 절차를 밟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규제운용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규제 실명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구두 통지나 팩스 전송 등의 방식으로 지시가 이뤄져 나중에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그림자 규제가 그동안 너무 많았다”며 “앞으로는 행정지도를 하더라도 책임을 지고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대신 은행은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등 혁신적인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보, 보증 대출과 같은 보신주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은행별로 내부 면책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은행들 사이에선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금리, 수수료는 정부가 개입 근절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이미 출혈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은행 간 고객 뺏기가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를 내리면 내렸지 올릴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판 제조업체들이 흔들리면서 기업 대출에 비상등이 켜진 마당에 담보, 보증 없이 신용 대출을 하라니 수익성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는 하반기 중 주요 금융업권별 개혁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에 맞게 업권별 영역 구분을 재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전 ?뵉?인가, 크라우드펀딩 인프라 구축,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도입 등을 연내에 달성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박동휘/김일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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