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복지혜택에 英으로 밀입국
캐머런 英 총리 '난민 떼' 발언에
노동당수 "난민은 벌레아니다" 비판
프랑스 북부 도시 칼레에서 영국으로 가려는 난민 4000여명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인 유로터널 진입을 시도하며 28일부터 사흘째 소동을 벌였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난민사태 논의를 위한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을 마련에 나섰다. 영국 국방부는 영국 쪽 유로터널 앞에 늘어서 있는 대형트럭을 타고 난민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근처 군부대 부지를 임시 주차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칼레로 몰려든 난민들은 대부분 리비아 시리아 등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새벽이 되면 영국으로 밀입국 하기 위해 여객선과 열차에 숨어든다. 최근 한 달 새 9명의 난민이 열차를 몰래 타려다 사망했다. 지난 사흘간 영국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한 난민은 1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난민이 프랑스를 떠나 영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일자리와 복지 혜택 때문이다. 영국은 2013년부터 꾸준히 5%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실업률이 10.3%였던 프랑스의 절반 수준이다. 또 영국은 난민이 신청하면 1인당 1주일에 42파운드(약 7만6000원)의 지원금을 준다. 반면 프랑스에선 최소 6개월 동안 아무 혜택이 없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영국 I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민 떼(a swarm of people)가 더 나은 삶을 찾아 지중해를 건너 영국으로 오고 싶어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흔히 곤충 무리를 표현할 때 쓰는 ‘떼(swarm)’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다. 해리엇 하먼 노동당 임시 대표는 “총리는 곤충이 아니라 사람을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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