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등급은 0.26%에 불과
외국인, 중국 회사채 투자 꺼려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정부가 채권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있지만 극심한 신용등급 부풀리기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지적했다.
WSJ 조사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있는 중국 기업 중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AA’ 이상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92.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최고 등급인 ‘AAA’를 받은 곳도 37.5%였다. 반면 ‘비우량등급’인 ‘BBB’ 이하를 받은 기업은 0.26%에 불과했다.
중국은 2011년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제도를 도입해 정부 허가를 받은 외국인 기관투자가에 자국 내 채권시장 투자를 허용했다. 그 결과 중국 전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0%에서 지난해 3%로 높아졌다. 하지만 신용등급 평가 시장은 개방하지 않아 중국계 신용평가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WSJ는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남발이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AA’ 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 비중이 1.4%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중국의 신용등급 부풀리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은 곳은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과 같은 국영 모기지업체나 업계 선두권 은행 정도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부채에 허덕이는 부동산 개발업체까지 ‘AAA’ 등급을 받고 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리걸앤드제너럴의 채권전략가 벤 베넷은 “신용등급에 대한 불신 때문에 중국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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