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2분기 실적 잔치를 벌인 정유주(株)에 대한 시선이 빠른 속도로 3분기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주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보다 다가올 3분기 실적 둔화 여부가 더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3분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우려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 3분기 유가·정제마진 동반 약세 전망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선 9878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207% 증가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Oil의 영업이익은 6130억3700만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정유주 3인방 중 GS는 다음달 1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를 60% 넘게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두 업체 모두 정유 부문 호조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휘발유 수요 증가뿐 아니라 유가 반등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했고, 정제마진도 상승한 덕분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 기반인 정제마진은 원유 정제를 통해 나오는 최종 제품믹스로 산출되는 배럴당 마진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정제마진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탓에 증권업계에서는 정유주 3분기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2일 배럴당 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평균 10.0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으며 6월 평균 6.7달러보다도 떨어졌다.
정제마진 약세는 수요 대비 공급 증가세가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지역 신규설비 가동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수요 증가세도 둔화됐다.
유가도 달러화 강세와 공급 과잉 우려 여파에 4개월 전 수준인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74센트(1.5%) 하락한 배럴당 48.45달러에서 마감됐다. 이는 지난 3월3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실적 우려 과도 vs 보수적 시각 유지
이같은 하반기 실적 우려는 정유주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최근 한 달동안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1%, S-Oil은 14% 떨어졌다. 2분기 실적 기대감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전 거래일에도 S-Oil은 2.77% 떨어졌고, SK이노베이션은 장 중 발표한 깜짝 호실적에도 6.91% 급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실적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하는 쪽에서는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과 유가 안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을 전후로 정제마진 반등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기 보수 확대로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최근 정제마진 하락은 가솔린 소비 확대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량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한 탓이 크다"며 "가솔린 성수기가 끝나는 매년 8월을 고점으로 글로벌 정규설비 가동률이 하락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의 경우 추세적 반등은 어렵겠지만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고 석유제품 수요 회복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저조하겠지만 예년 대비로는 견조한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실적 우려를 반영해 정유주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반기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대형 이슈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산유량 증대 가능성 등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예상보다 빠른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세로 3분기 이후 실적 부담이 재차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연주 KDB 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들어 유가도 하락했지만 정제 마진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달 중순 현재 정제 마진은 정유사들의 평균 손익분기점(BEP)을 밑도는 수준까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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