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心에 빠진 어른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추억의 '색종이 아저씨' 열풍
이마트 '어른위한 놀이터'도 인기
쑥쑥 크는 키덜트 시장
피규어·미니어처·캐릭터 등
30~40대까지 구매연령 확장
22~26일 코엑스서 '키덜트페어'
[ 고재연 기자 ]
지난 18일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상영한 서울 여의도동 IFC몰의 한 영화관. 객석의 70%가량을 20대 이상 관객이 채웠다. 영화는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감정과 상상 속 캐릭터 빙봉이 낯선 환경에 처한 주인공 라일리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다소 유치한 설정에도 영화는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CGV리서치센터가 19일 기준 연령대별 관객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전체 관객의 67.4%에 달했다. 직장인 박민아 씨(27)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감정을 잊고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 같다”고 말했다.
1980·1990년대 태어난 20·30대 ‘어른아이’가 문화콘텐츠의 주요 소비자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문화적으로 ‘낀 세대’이자 사회적으로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인 이들이 최근 자신들만의 문화를 구축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포세대·낀 세대가 키덜트족으로
이날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는 1988년부터 10년 이상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를 가르쳤던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씨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공중파에 앞서 온라인에서 1주일 전 방영된 이후 쏟아진 트위터 글만 14만건. 방송 이후 색종이 제작업체 종이나라의 매출이 3배 이상 올랐다. 한 네티즌은 “작은 원룸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가 우연히 종이접기 방송을 봤다. ‘이제 어른이 됐으니 잘할 수 있을 거예요’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다”는 글을 올렸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김영만 열풍’은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종이접기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인정받게 된 것에 감동한 20·30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으로 보면 어른이 되지 못한 ‘삼포세대’에게 위로, 치유의 메시지가 통한 것이라는 얘기다.
내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면서도 비싼 피규어나 캐릭터 용품을 사며 ‘작은 사치’를 부리는 것도 20·30대 ‘키덜트(kid+adult=아이의 감성을 소비하는 어른)족’의 특징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젊은 세대의 취향이 사회적인 것에서 요리, 피규어, 맛집 탐방 등 좀 더 개인적인 것으로 세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0년대생은 처음으로 독방을 가진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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