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OMPASS뉴스=황석연 기자] 그리스 국민들이 예상을 깨고 채권단의 긴축을 거부하는 '오히'(OXI)를 선택했다. 현지시간 5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반대 61.3%로 찬성 38.7%를 22.6%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EU채권단은 당장 "투표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양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7일 유로존이 긴급 정상회의를 열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하게 될까? 그리스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로 갈 것인가? 이번 투표결과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두 신문의 6일자 사설을 읽어보면 답이 보인다. "그리스 국민의 뜻을 존중하자"고 주장하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과 "차라리 유로존 탈퇴가 낫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이 그것이다. ♦그리스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가디언> 그리스 부채는 완전히 상환될 수 없고, 보다 현실적인 쪽으로 협상할 준비를 하는 것을 인정하는 솔직함을 가져야 한다고 <가디언>은 6일 주장했다. <가디언>은 국제채권단의 긴축정책 강화 등 구제금융안을 거부한 그리스 국민투표와 관련해 유럽연합의 지도자들은 지금까지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유럽 대륙을 흔든 8일간'이라는 사설에서 " ??지도자들은 과거에 취했던 방식들을 미래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상정할 수 없다"며 "그들은 어둠 속에서 이런 벼랑끝으로 몰린 그리스 국민에게 동정심을 보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그리스 정부의 주장을 놓고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사설은 구체적으로 유럽 지도자들에게 "위태로운 단일통화 유로를 기초부터 수선할 개혁을 강구해야만 한다"며 "이는 보다 폭넓게 주권을 공유하는 통화통합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위기에 빠진 유럽통합과 유로화 수호를 위해서는 정치적 통합에 더욱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사설은 이를 위해 보다 즉각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그리스 부채의 완전상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리스 쪽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며 "그리스를 배려해주는 것이 위기해결의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유럽을 뒤흔든 8일'이라는 이 사설에서 신문은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를 제안한 이후 사태 전개는 비정상이었다며, 특히 유럽연합 쪽의 채권단 대응은 더욱 비정상이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유럽연합 쪽이 그리스의 국민투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이를 취소시키려 하다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부담스러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정부를 제거하려는 기회로 활용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등 유럽연합 쪽은 이 국민투표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묻는 구도로 몰아가며, 치프라스 정부의 실각을 그리스 국민들에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이 부결됨으로써, 유럽연합은 자신들이 가장 원하지 않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유로존 그 자체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가디언>은 비판했다. 신문은 그리스를 압박했던 "북유럽 지도자들은 한 나라의 국민들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것이 유럽에게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자기반성을 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채권자들은 긴축정책이 부과된 5년 동안의 절망적인 실패에 대해 겸손함을 보여야 하고, 이 긴축 정책은 아테네가 채무를 갚게하도록 아주 치밀하게 짠 조건들을 구비했다면서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국민투표의 혼란스런 낙진은 그 선거운동 때보다 더 능숙하게 관리돼야 한다"며 "그리스는 표현에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이제 "그리스는 경제적으로는 약자이기는 하나, 협상의 논리가 자기 쪽에 있다"며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경기 수축을 걷잡을 수 없고 통화공급은 당분간 증발될 것이나 원칙적으로 신중히 관리된 평가절하는 빈곤에서 벗어날 도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로의 복귀가 그리스에게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에 비해 유로존에게는 그리스의 탈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공식적인 채권자들은 채무조정 협상 대신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개혁적 정치전염 보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좋다 <월스트리트저널>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 채권단의 긴축정책 지속 등 구제금융 제안을 거부한 그리스의 요구를 들어줘서 반개혁적 정치를 전염시키기 보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낫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사설에서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리스 국민투표의 결과에 대한 사설인 '그리스 국민들은 '노'라고 말했다 - 반개혁적 정치 전염보다는 유로 탈퇴가 낫다"는 사설에서 이렇게 주 洋杉? 신문은 이 사설에서 "유럽에게 더 좋은 선택은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를 선택한다면 그 낙진을 가능한 최소화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경험은 고통스러울 것이나 장기적으로 유로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구제금융 패키지의 찬반을 물은 그리스의 국민투표와 관련해 "그리스 국민들에게 두 개의 나쁜 선택이 주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최악을 선택했다"며 "그리스 국민들은 치프라스 정부의 최후통첩 전략을 선택했고, 그래서 그들은 독일에게 다음에 올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제금융안 거부 뒤에 올 경제적 파장 등 부정적 결과에 대해 그리스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유럽 쪽이 연금삭감과 다른 개혁조처들에 대한 대가로 위기를 방지하려는 더 많은 자금제공을 제안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이 물러서느냐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신문은 지적하며, 원칙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유럽 쪽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권한을 국민들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나, 그러한 권한은 그리스의 국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치프라스는 유럽의 다른 나라 납세자들에게 무제한의 주장을 할 권리가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장했다. 치프라스 정부는 유럽연합 회원국 권리를 이용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 유럽연합의 정책들을 오염시키려 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리스는 현재 유럽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아프리카와 중동으로부터의 난민유입 문제 해결도 훼방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만장일치인 유럽연합 의사결정을 최대한 이용하는 한편 그리스를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메르켈 등 유럽 지도자들이 치프라스에 굴복한다면 그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다른 부채국가들도 친성장 개혁을 막을 정치적인 강요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의 좌파 정당들이 이제 진전을 보이기 시작하는 개혁들에 대해 반대하는 새로운 주장을 할 것"이고 "채권자들이 요구하는 개혁에 대해 거부하는 투표를 하고, 채권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이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할 것" 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특히 이는 올해말 선거를 치르는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중도우파 정권에게 재앙을 예고한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이런 정치적 전염은 그리스의 금융위기의 임박한 낙진이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보다도 유로존 통합에 더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유로존 회원국 자격이 영구적인 복지 수표를 보장하는 것이라면, 빚을 진 어떠한 국가들도 개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영구적인 저성장과 끝나지 않는 경제위기의 처방전"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유력한 진보적인 경제학자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경제회복을 이룰 화폐의 만병통치약적인 평가절하를 가능케 해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리스 국민투표의 부결에 앞장선 치어리더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들이 불쌍한 그리스 국민들이 특히 새로운 드라크마 화폐로 가는 도정에 감내할 고통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QOMPAS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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