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서 우승 못해 속앓이…이젠 感 되찾아
나사 빠진 듯 무너진 스윙 밸런스도 바로잡아
"1억원짜리 웨딩 상품권 서른살 전엔 써야죠"
[ 이관우 기자 ]
‘희망’이란 뜻을 담은 샛노랑 티셔츠는 그대로였지만, 질끈 동여맸던 머리는 깡총한 단발머리로 바뀌었다. 엷은 색조 화장이 쑥스러웠는지 인터뷰하는 동안 간간이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애꿎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5’ 초대 챔프 장하나(23·비씨카드)의 변화는 깊고 넓은 듯했다. 지난 2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를 방문한 그는 “나흘간의 대회가 폭풍 같았다”고 했다.
“대회 끝나고 대부도의 아일랜드CC 근처에서 하나짱(장하나 팬클럽) 회원들이랑 밤늦게까지 우승 축하파티를 했어요. 사실 엄마가 하는 가게에서 삼겹살을 실컷 먹고 싶었는데 미국에서까지 찾아온 20여명의 팬이 정말 고마워서 자리를 뜰 수 없더라고요.”
귀국하고 우승하면 꼭 먹으리라던 삼겹살 대신 그는 팬부터 챙겼다. 팬들이 더 반긴 건 거침이 없던 예전 장하나로의 캣湧甄? 초롱초롱한 눈빛도, 역동적 스윙도, 시원시원한 말투도 미국 LPGA로 진출하기 전 ‘하나짱’으로 돌아왔다는 반가움이다.
“LPGA를 점령하겠다고 호기롭게 미국으로 떠났지만 성적이 생각만큼 안 나오더라고요. 딱 한 달간 신이 났을 뿐 나머진 외로웠어요.”
우승 트로피 없이 귀국해야 했던 터라 이번 대회 출전도 망설였다. 하지만 돌아오길 정말 잘했단다.
그는 “미국에서 승수를 빨리 쌓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컸는데 그 조급함을 보이는 나 자신이 또 싫었다”며 “이번 대회 출전이 모든 게 얽히고설켜서 만든 의기소침함을 한꺼번에 치유하는 힐링여행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나표’ 스윙을 되찾은 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똑바로 멀리 쳐야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에 스윙을 정해진 공식에 맞춰 그리려고 했다”며 “이전의 감각적인 스윙, 강하게 임팩트를 주는 스윙이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스윙으로 망가졌다”고 털어놓았다. 마치 나사 하나가 빠진 톱니바퀴 뭉치 같았다는 것이다. 삐걱거리는 스윙을 바로잡아준 은인은 스윙코치 김종필 프로와 그의 아들 김규태 씨다. 김씨는 이번 대회 나흘간 장하나의 캐디백을 멨다.
그는 “의식적인 스윙을 본능적인 스윙으로 바꾼 게 가장 큰 변화”라며 “어드레스를 할 때마다 똑바로 갈 것 같은 감이 딱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도 이번에 되찾은 스윙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억4000만원의 상금 외에도 1억원짜리 채플웨딩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독신주의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무슨 소리!”라며 정색했다. 지금은 어리지만 30세까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시집을 가겠단다.
이상형은 쌍꺼풀이 없는 착한 남자다. ‘응답하라1994’의 유연석(31)과 비스트의 이기광(25)이 이상형인데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꼭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자 그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장하나는 30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7월3일부터 열리는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임팩트 때 시선은 공의 8시 방향으로"
아마추어 위한 스윙팁
장하나에게 아마추어를 위한 스윙팁을 물었다. 매번 듣는 질문에 귀찮을 법한데도 골프 이야기가 나오자 되레 신이 났다.
“타깃이 12시 방향이라고 하고 클럽 헤드가 접근하는 곳이 6시라고 가정해보세요. 임팩트 때 공의 8시 방향을 보면 5타는 줄일 수 있어요.”
대다수 아마추어가 6시 지점을 보고 공을 때리는데, 그렇게 치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헤드가 오히려 아웃에서 인으로 들어와 깎여 맞기 쉽다는 것. 악성 슬라이스가 많이 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을 때린 직후 클럽이 쭉 뻗을 수 있도록 0.1초만 고개를 들지 말라”며 “그것만 잘 지켜도 5타를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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