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암동 5개 필지·기와집 합쳐 감정가 42억원
[ 조성근 기자 ]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과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인 현진건 선생 집터가 법원 경매시장에 나왔다.
16일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서울 부암동 319의 4, 325의 1, 325의 2, 348의 4, 322의 7 등 5개 필지가 오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 처분된다. 이 중 319의 4는 안평대군 집터(사진)이고, 325의 2는 현진건 선생 집터다. 나머지는 두 집터에 붙어 있는 땅들이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이들 집터는 아래위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5개 필지의 땅 1721㎡와 안평대군 집터에 있는 기와집 108㎡가 경매 대상이다. 모두 민간인 J모씨 소유며, 감정 가격은 42억4477만원이다. 현 주인의 채무액이 34억원에 달해 경매가 중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안평대군 집터 한쪽의 큰 바위에는 안평대군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무계동(武溪洞)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안평대군이 수양대군에 의해 역모로 몰려 사약을 받고 죽은 뒤 폐허로 변했다. 지금은 후대에 지은 낡은 한옥 한 채가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도 있다.
이 집 바로 아래에 있는 공터는 현진건 선생의 萱?있던 자리다. ‘운수좋은 날’ ‘빈처’ 등으로 유명한 현진건 선생이 말년에 이곳에 살면서 작품을 썼다. 현재는 공터로 방치돼 있다. 집터 한쪽의 우물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나오고 있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안평대군 집터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돼 있어 개인 목적으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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