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입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는 다른 나라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7일 현재 국내 메르스 전체 환자 수는 64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환자 수가 많다.
한국보다 환자가 더 많은 나라는 이 바이러스의 '본산'인 사우디아라비아(1019명·450명 사망)와 아랍에미리트(76명·10명 사망)뿐이다.
중동 이외 국가에서는 대개 환자 2~3명 발생에 그쳤다.
이런 차이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한 변종으로 변이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일었다. 그러나 국립보건연구원의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사우디의 바이러스와 99.82%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같은 바이러스다.
그러다면 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더 잘 전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르스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고려대 약대 송대섭 교수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국내의 기후가 이 바이러스의 생존에 더 유리한 환경"인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기온,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도 바이러스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데 현재 건조하고 온화한 편인 국내 기후가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기 적합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의 병원 환경도 메르스가 쉽게 퍼진 원인으로 꼽힌다.
환자간 밀접 접촉이 일어나기 쉬운 좁은 병실 환경, 여기에 가족 등이 동반하는 병간호·문병 문화가 바이러스가 퍼지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 환자가 많아 메르스 확산 속도가 빨랐다.
정부의 허술한 대응과 느슨한 방역망도 메르스의 확산을 부추겼다.
최초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발현된 지난달 11일부터 거의 열흘 동안 격리없이 병원을 옮기고 지역사회를 활보했다. 국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14번 환자, 16번 환자가 격리 없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니면서 3차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종합하면 고온 건조한 기후, 고령의 환자, 좁은 병실환경 및 간병 문화, 느슨한 방역망 등 4가지가 유독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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