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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소프트뱅크서 10억弗 유치…'손정의 투자 아무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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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쿠팡은 이번 투자 유치로 그동안 '소셜커머스 3사'로 묶여 있던 티몬, 위메프와의 경쟁구도를 끝내고, 범위가 넓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나가게 됐다.

3일 쿠팡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벤처 기업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다음 선택지가 쿠팡이었던 셈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난해 8월 이후 해외 벤처기업 투자에 20억달러(약2조2000억원)이상을 썼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에 15억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인도의 온라인장터 사이트 '스냅딜' 등에 8억달러를 안긴 바 있다.

가능성 높은 회사에 거액을 베팅하고, 한 번 투자하면 쉽게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손 회장의 투자방식이다.

지난 2000년에는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14년만에 700억달러로 불리는 '대박'을 냈다. 손 회장의 투자를 받은 알리바바는 지금 시가총액 2000억달러가 넘어 구글에 이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벤처 투자의 귀재' 손 회장이 벤처 투자사 중 슈퍼셀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금액을 쿠팡에 투자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쿠팡이 평정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꾸준히 “우리는 소셜커머스가 아니라 이커머스 기업”이라며 소셜커머스라는 카테고리에 묶이는 것을 피해왔다. 경쟁사를 티몬이나 위메프가 아닌 지마켓, 11번가로 설정한 것도 소셜커머스라는 '우물 안'이 아닌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라는 '바다'를 봤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쿠팡이 해왔던 ‘바다 진출’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위메프·티몬과의 거리를 벌리고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목표가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간 매출규모에 비해 무리한 투자를 이어온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의심도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김범석 쿠팡 대표 역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한국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쿠팡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쿠팡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위메프와 티몬은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티몬은 주인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위메프는 잇단 분쟁으로 인해 활동이 위축돼 있다. 현재 구체적인 투자 유치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각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 유치”라며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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