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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숨기고, 병원 늑장신고…중국·홍콩까지 메르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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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환자와 의료진의 비협조로 더 확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련 법률의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슈퍼 감염자인 1차 감염자 A씨는 중동 방문 사실을 줄곧 숨겼고, 2차 감염자인 K씨는 메르스 의심 상황에서도 중국 여행을 강행해 결과적으로 중국 및 홍콩에까지 메르스 확산 공포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는 이달 20일 확진 전까지 병원 4곳을 거쳤다. 이 와중 같은 병실이나 병동의 환자, 보호자, 의료진에게 메르스를 전파했다.

앞서 A씨는 중동 지역을 여행한 뒤 4일 입국해 11일 발열 증상을 보였지만 이후 17일까지 병원 3곳에서 진료를 받는 동안 중동에 다녀온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4번째 병원에서야 이를 실토했지만 이미 2차 감염이 빠르게 진행된 뒤였다.

A씨는 특히 2번째 병원에서 15∼17일 사흘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적어도 10명에게 메르스를 옮겼다. 첫 병원에서부터 격리 조치됐다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10번째 확진 환자인 K씨 사례도 유사한 점이 있다. K씨는 16일 최초 환자 A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버지 C씨의 병문안을 한 뒤 1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22일 첫 병원 진료를 받았으나 역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의료진에 밝히지 않았다.

25일 두 번째 병원 진료 당시 동행한 K씨 부인이 의료진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의료진은 K씨에게 중국 여행을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그는 예정된 여행을 강행하다가 결국 중국 현지에서 격리됐다. K씨는 26일 홍콩 검역당국에 발열 증상을 들켰으나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환자를 진료한 병원 의료진도 K씨가 출국한 후인 27일에야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결국 K씨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홍콩까지 메르스 공포로 몰아넣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K씨가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스스로 신고했다면 그로 인한 3차 감염 우려는 막을 수 있었다.

2번째 병원 의료진이 K씨를 진료한 직후 곧바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더라도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은 A씨와 K씨 사례를 언급하며 메르스 감염 의심자와 의료진의 협조를 당부했다.

신고 의무 등을 위반하면 법정 최고형이 벌금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전 국민을 감염 공포에 떨게 할 수도 있는 위법 행위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강제력이 약한 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보건당국의 고발로 사법처리 되더라도 법원에서 선처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근 기소된 의사 상당수는 벌금 50만원을 선고유예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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