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결과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이 완승을 거뒀다. 보수당은 무상교육 등 인기영합정책을 버리고, 경기 부양이 아니라 기업을 통한 성장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5년여 이어온 긴축정책을 3년 더 유지하겠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결코 달콤할 게 없지만 국민은 다시 보수당을 선택했다. 이게 민주주의이고, 선거에 임하는 정당의 자세다. 정당은 가치와 이념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한국의 정치, 한국의 정당과 너무 대조된다. 보수정당을 자임하는 새누리당만 해도 그렇다. 과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보수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다’는 당의 이념대로 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대선 때는 야당이 무색할 정도로 ‘경제민주화’ 구호를 외치더니, 최근에는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 제정까지 주도하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한술 더 떠 증세, 재벌개혁 등을 골자로 하는 ‘신보수’ 구상까지 밝히고 있다. 오죽하면 야당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걱정하는 정도다. 나라 발전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표를 더 얻어 의원 각자가 당선되는 데 진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치와 이념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정당들을 보고 투표하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과 너무 다르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나머지 포퓰리즘 정책만 잘 만들면 언제든 표를 끌어올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아르헨티나를 후진국으로 추락시킨 페론당 꼴과 다름없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 파동에서 보듯 이념 정체성도, 리더십도 없다는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정면으로 승부하는 영국 보수당을 보면서 배울 게 없다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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