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실 단위로 쪼개서 분양
소액 투자로 年 5~6% 수익
[ 김진수 기자 ]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개인이 업무용 빌딩(사무실)을 층이나 실 단위로 분양받은 뒤 임대하는 ‘섹션 오피스’가 신종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기 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자 부동산개발회사들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분양형 호텔에 이어 업무용 빌딩을 개인이 쉽게 분양받을 수 있도록 쪼개서 공급하고 있다.
섹션 오피스는 서울 마곡지구, 문정지구, 세종시 등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케이트플래닝은 서울 마곡지구에서 섹션 오피스인 ‘마곡나루역 보타닉 비즈타워’를 분양 중이다. 마곡지구에선 섹션 오피스 ‘퀸즈나인파크’와 ‘마곡센트럴타워’도 투자자를 찾고 있다.
문정지구에서는 화엄토건이 섹션 오피스 ‘문정 화엄타워’를 공급 중이다. 작년 말 세종시에서 나온 오피스 ‘세종 비즈니스타워’는 3개월 만에 모두 팔렸다. 부동산개발회사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은 연 6~8%지만 현재 운영 중인 오피스 수익률은 연 5~6%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서울 마곡·문정 등 잇단 분양
업무용 빌딩을 통째로 매입하려면 수백억원이 필요한 반면 섹션 오피스는 작은 규모로 쪼개어 매각되는 만큼 투자비가 2억~4억원으로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분양 초기에는 규모를 구분하지만 나중에 실을 분할하거나 합병할 수도 있어 업무용 빌딩과 비교해 환금성도 좋은 편이다. 실마다 화장실과 주방 등을 별도로 배치한 업무용 오피스텔과 달리 섹션 오피스는 이들 시설을 공동시설로 배치해 같은 면적이라도 오피스텔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다.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중도금 무(無)이자 등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추세다. 최근 분양 중인 섹션 오피스는 접견실과 샤워실, 옥상 바비큐장 등 특화 시설을 마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소규모 벤처기업 등이 섹션 오피스를 선호한다”며 “업무 환경이 오피스텔보다 좋은 만큼 공실 우려도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섹션 오피스에 투자할 때는 실마다 경계가 명확하고, 층이나 호수가 명시된 구분등기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분등기가 된 오피스는 나중에 소유권을 아파트처럼 사고팔 수 있는 반면 공동 소유 형태의 지분등기일 경우 향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임차인 모집,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오피스 임대관리업체의 전문성과 신뢰도도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임대관리업체에 의해 투자 수익률이 좌우되는 까닭이다.
섹션 오피스는 새로 조성 중인 업무지구에 공급되는 만큼 입주 초기에 세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 호황을 틈타 최근 섹션 오피스 분양이 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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