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비박근혜)계의 맏형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리스트에 거명된 여권 인사 8명 전원에 대해 사실상 공직 또는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의원은 만약 스스로 거취를 정하지 않으면 당이 나서서 엄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출당이나 제명 등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여권 인사는 이완구 국무총리,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막중한 책임이 있는 총리가 부패 혐의에 연루돼 있고, 청와대는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부패에 연루돼 있다"면서 "총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검찰에서 밝혀질 일이니 정치적으로 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관계된 사람들이 스스로 거취를 정해서 당과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당은 이들에 대해서 엄혹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당의 공식 의결을 거쳐 이번에야말로 부패에 엄혹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당이 본인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으면 당이 결정하게 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16일 남미 순방을 앞두고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무려 7명이나 스캔들에 관계돼 있는데, 대통령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나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로서 이런 일에 관계됐다는 건 매우 유감이다, 검찰이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는 정도는 얘기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가 지난달 부패 척결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무슨 대상과 기간을 정해놓고 부패 척결을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부패 척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한 번 더 확실하게 표명돼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 자신도 담화문에서 부패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밝혔듯, 남의 부패는 무관용이고 자기 부패는 관용,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당이 정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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