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미래 리스크를 좀 더 예상하기 쉬운 손해보험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생명보험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보험업계 간 빅데이터 활용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보 제공하면 보험료 할인지난해 유럽에서는 456만건의 보험계약이 고객의 빅데이터 정보 제공을 전제로 이뤄졌다. 2012년 190만건이었던 수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최대 손해보험사 제네랄리는 보험계약의 3분의 1에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FT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탈리아의 보험 사기율을 낮추는 데 빅데이터가 이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보일러와 실내에 온도측정 센서를 설치해 보험 계약자가 화재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지도 살피고 있다. 캐나다 손해보험사 올스테이트는 실내 연기와 누수를 원격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는 계약자에게 보험료를 25% 할인해 주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생명보험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생명보험사 디스커버리는 ‘바이털리티’라는 앱을 내놨다. 건강검진과 식사, 운동 정보를 입력하면 그만큼 포인트가 쌓여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푸르덴셜과 AIA 등 글로벌 보험사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련 보험계약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사 프톨레무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각각 1.6%인 북미와 유럽의 ‘빅데이터 보험’ 비중은 2018년 북미는 7%, 유럽은 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보험사들은 빅데이터 보험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마리오 그레코 제네랄리 최고경영자(CEO)는 “차량 보험료를 적게 내고 싶으면 보다 안전하게 운전하면 된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보험은 고객의 운전 습관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크기나 앓고 있는 지병에 따라 일괄적으로 보험 적용 여부와 보험료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올라이프는 개인 진료정보 제공을 조건으로 기존에는 보험 계약을 맺을 수 없었던 당뇨병 환자에게도 생명보험과 장애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개인적인 정보 제공을 요구하면서 사생활 침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FT는 “보험사가 어느 정보까지 계약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인 기준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보험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상품의 이점을 계속 증명해 소비자 및 규제 당국과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대한 정보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
이처럼 보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빅데이터는 테라바이트(TB)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SNS, 모바일, 클라우드컴퓨팅 등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유망 정보기술(IT)로 꼽힌다.
빅데이터는 선거 결과를 바꿔놓기도 한다. 2012년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선거 2년 전부터 빅데이터팀을 가동했다. 이들은 6만6000번의 모의선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정치헌금 모금을 위한 디너파티의 초청 대상 결정부터 TV·온라인 광고 제작에까지 활용됐다. 선거를 7개월 앞두고서야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달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보다 앞선 전략이었다.
기업들도 빅데이터를 여러 분야에서 이용하고 있다. 미국 쇼핑정보업체 디사이드닷컴은 빅데이터를 통해 각종 전자제품의 할인시점을 ‘예언’해준다. 가령 크리스마스 세일 기간을 앞두고 어떤 쇼핑몰에서, 언제 가장 낮은 가격에 아이폰5를 팔지 알려준다. 과거 판매 패턴 분석과 개별 전자제품 회사의 가격 결정 흐름, 신제품 출시 간격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 재향군인관리국은 재향군인 2000만명의 진료와 치료 기록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각자에게 알맞은 치료 방법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문서 20억장과 엑스레이 사진 1620만장을 축적했다. 약품 처방전도 15억장에 달한다. 이를 통해 병원은 환자의 약품에 대한 부작용과 체질에 따른 거부반응 등을 사전에 알 수 있다. 재향군인관리국은 이들에게 들어가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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