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동 기자 ] “사회가 선진국화하면 맞벌이 부부의 증가, 고령화, 독신 가구 증가 등으로 장을 보고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기 어려워지지요. 거기에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밖에서 식사를 많이 하고 사먹는 것이 돈이 적게 들면 부담이 없는 금액으로 즉석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 가지고 집에 가져가서 먹는데 이것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입니다.”
이영덕 한솥도시락 대표는 15일 서울 역삼동 한솥도시락 본사 회장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도시락 시장이 2020년대에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도시락 시장의 변화는 국민의 식생활 패턴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메뉴 품질 향상과 다양화, 포장용기의 디자인 개선, 점포 인테리어 디자인 개선, 서비스 질과 속도 향상 등 대대적인 브랜드 개선 작업에 나섰다. 이 대표는 “처음 도시락 사업을 시작하던 1993년과 지금은 사업 환경이 변했는데, 가장 큰 변화는 도시락 브랜드가 여러 개 생겨나면서 추격당하는 입장이 된 것”이라며 “도시락 선도 브랜드로 앞서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성장하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대비해 새로운 도시락 문화를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도시락 문화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따뜻하고 맛있는 도시락을 싸고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도시락의 본질은 먹는 즐거움과 저렴함이라는 것이다. 그 본질을 잃어버리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항상 소비자 가격이 저항을 받지 않도록 신경 쓴다. 두 번째는 가맹점들이 안정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어도 그것을 만들고 판매하는 가맹점주가 즐겁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지요. 가맹점의 안정은 도시락 시장을 성장시키는 근간입니다.”
한솥도시락 전체 가맹점 중 3분의 1이 10년 이상 문을 연 점포다. 그만큼 오래 가맹점을 운영했다는 뜻이다. 가맹점주들이 창업비 대비 월 4~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은 가맹점과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배달 없이 테이크아웃 판매를 기본으로 하고 식재료를 원팩으로 공급, 가맹점에서는 조리 동선과 시간을 최소화해 간편 조리와 포장에 전념함으로써 인건비와 고정비용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커피나 음료, 샐러드, 반찬, 컵라면 등으로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한 본사의 정책도 가맹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회사는 아침 도시락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사랑의 도시락 배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회사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 도시락이 필요한 고객이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리면 내용이 좋은 사람을 뽑아 원하는 장소로 따뜻한 도시락을 선물하는 이벤트다.
그는 “도시락 사업은 불황기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바빠서 조리시간을 따로 내기 힘든 도시인들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므로 시간이 갈수록 창업자가 더 많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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