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예진/김대훈 기자 ]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임박한 가운데 새 협정문에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를 자율적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사용후 핵연료의 효율적 관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원자력발전소 수출 증진 등 3대 중점 추진 분야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최종 조율을 거쳐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주요 쟁점인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문제는 일부 진전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협정문에 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 조항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행 원자력협정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 사안별로 ‘한·미가 공동 결정한다’고 명시한 표현도 수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처리를 할 때 미국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것에서 사후 승인 방식으로 개선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대신 사용후 핵연료의 형상을 변경하려면 핵 확산 우려가 없다는 점이 충족돼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한국의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핵 확산 우려가 없을 경우 핵 연구개발을 허용하되, 카메라와 안전장비 등 검증된 시설에서 연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를 미국에 사후 통보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정문에는 원전 연료 공급 시장의 불안정에 대비해 연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조항과 원전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양국 산업계 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한국의 원전 수출과 관련한 민감한 설비의 반출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작년 3월 만료된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을 2010년부터 진행해왔으나 농축·재처리 허용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정기간을 2016년 3월로 2년간 연장했다. 양국은 미국 의회 심의 및 비준절차 등을 고려해 다음달까지 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전예진/김대훈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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