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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GM·이케아 등 현지 판매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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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를 향한 불신이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러시아 국민이 루블화의 폭락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로 공산품 사재기에 나서자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판매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맞섰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가 러시아에 대한 자동차 선적을 중단했다.

루블화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물건이 팔리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GM은 "러시아 딜러들에게 자동차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며 "(경제와 환율) 상황을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M은 지난해 31만 8천여 대의 자동차를 러시아에서 판매했다.

세계최대의 가구판매업체 이케아도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영업 중단 이유가 최근 폭증한 수요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루블화로 표기된 판매가격을 올릴 시간을 벌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는 가격표를 조정한 뒤 20일부터 다시 영업할 예정이다. 앞서 애플도 러시아에서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러시아 은행들도 현재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러시아의 3개월 은행간 금리는 18일 한때 연 28.3%까지 치솟으면서 최근 9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유한 루블화 채권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고심한 러시아 은행들이 루블화에 대한 신뢰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국제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핵심 운용자산의 62%가 러시아에 묶여 있고, 이탈리아의 대형은행 유니크레디트도 자산의 40%가 러시아와 연관됐다.

러시아 위기가 계속될 경우 영국 석유회사 BP와 같은 에너지기업부터 맥주판매업체 칼스버그, 음료판매업체 펩시 등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구(舊) 소비에트연방 국가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몰도바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자국민이 보내온 송금액이다.

루블화의 폭락은 몰도바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역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벨라루스가 최근 수출 결제대금을 루블화가 아닌 달러로 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루블화 폭락으로 외국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FT가 보도했다.

러시아의 곡물수출업체들이 외화 마련을 위해 수출량을 급격하게 늘리자 국내 공급 부족을 우려한 러시아 정부가 수출제한에 나섰다.

세계 4위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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