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뉴 트렌드다이어트·웰빙 열풍과 맞물려
한식·카페·베이커리까지 확대
대형마트 식재료 매출도 껑충
[ 강창동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로에서 한국도심공항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세븐럭카지노’ 길 건너편에 ‘매드후라이치킨’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 점포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다양한 치킨요리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치킨호프의 비수기인 겨울철인데도 이 점포는 장사가 잘된다.
가게를 운영하는 김영태 사장(48)은 “최근 선보인 스파이시 치킨 샐러드와 케이준 치킨 샐러드가 여성고객을 중심으로 많이 나가는데 살코기로 만든 치킨 샐러드는 열량이 적고 맛도 좋아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단골 메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159㎡(약 48평) 규모인 이 점포의 하루평균 매출은 300만원, 한 달 순이익은 3000만원이 넘는다.
이 점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후라이드 치킨과 로스트 치킨이지만 최근 출시한 스파이시 치킨 샐러드(1만6000원)와 케이준 치킨 샐러드(1만6000원)가 인기를 얻으면서 효자 메뉴로 부상했다. 이 샐러드 메뉴는 닭의 안심살과 생채소를 이용한 시즈닝으로 맛을 들인 후 24시간 숙성, 튀겨낸 뒤 채소와 소스를 첨가해 먹는 메뉴다.
○곁다리 메뉴였던 샐러드가 주력으로 부상
사이드 메뉴로 취급되던 샐러드가 인기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애피타이저로 여겨졌던 샐러드는 채소와 과일을 주 재료로 하고 마요네즈나 프렌치 드레싱 등으로 버무린 메뉴인데, 육류를 즐겨먹는 서양인들이 채소의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다. 소화와 흡수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샐러드가 독립된 메뉴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양인에 비해 음식을 적게 먹고 채소를 많이 먹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기존의 샐러드에 약간의 요기가 되는 식재료를 더하면 훌륭한 다이어트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외식업계도 업종과는 관계없이 고칼로리 메뉴 대신 건강과 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샐러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지난 4월 초부터 양상추, 로메인상추, 적채, 비타민, 적근대 등 다섯 가지 건강 채소로 구성된 한솥 샐러드 메뉴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솥의 베스트 메뉴인 마요시리즈에 다섯 가지 채소를 듬뿍 담은 샐러드마요는 치킨샐러드마요, 참치샐러드마요, 닭가슴살샐러드마요로 다양하게 출시됐다. 주점 프랜차이즈인 ‘치어스’는 자체 조사에서 ‘그릴드치킨 샐러드’가 메뉴 판매율 중 16.3%를 차지해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샐러드의 인기는 샐러드바 열풍으로 이어져 한식뷔페인 ‘풀잎채’를 비롯, 샤부샤부전문점인 ‘코코샤브’와 ‘모리샤브’ 외에도 패밀리레스토랑, 카페, 베이커리 등 다양한 외식업체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대형마트서도 샐러드 재료 인기
대형마트에서도 샐러드 관련 품목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샐러드 채소 매출이 지난해 10.1% 성장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5.9%의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샐러드 HMR(간편 가정식) 매출 신장률은 12.4%에 달하고 있다. 샐러드의 인기는 자연스레 드레싱 소스류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단순히 케첩이나 마요네즈가 드레싱 재료의 전부였지만 최근엔 오리엔탈 드레싱, 발사믹 드레싱, 녹차, 허니 드레싱 등으로 점차 전문화되고 다양화되는 추세다.
이마트는 드레싱 소스류의 매출이 지난해 125.0% 성장한 데 이어 올 들어선 260.3%를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샐러드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샐러드와 파스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루통 컵 샐러드’ 등 3종 제품을 내놓았다. GS25도 샐러드 채소 상품인 ‘돌 샐러리 스틱’을 선보였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샐러드 메뉴가 인기를 얻는 것은 다이어트 및 웰빙 트렌드와 관련성이 높다”며 “사이드 메뉴나 애피타이저 메뉴가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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