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제정책회의서 결정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가능성 커져
中, 고도 성장 벗어나 '신창타이' 진입 공식 선언
성장률 목표 7.0~7.3%로 낮추는데 의견 모은 듯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내년에 보다 신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쳐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당정(黨政)은 아울러 부채 급증에 따른 경제 경착륙 위험에 대응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 발굴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통화정책 기조 변화
1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2015년 중국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앙경제정책회의가 이날 막을 내렸다. 회의 종료 직후 중국 당정은 ‘2014년 중앙경제정책회의공보’를 공개했다. 공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당초 예상대로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그러나 중국 현지 경제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회의 참석자들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7.5% 전후)보다 소폭 낮은 7.0~7.3% 정도로 조정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관측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한 언급이다. 지난해 중앙경제정책회의에서 당정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는 가운데 ‘신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대출 기준금리와 예금 기준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신축적인 통화정책’이란 말을 들고나온 것은 경우에 따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나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관칭요 민생증권 연구소장은 “중앙경제정책회의 결과를 보면 재정정책은 더욱 확장되며 재정적자폭도 확대될 것”이라며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더욱 느슨한 기조를 유지하며 조만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당정이 이처럼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4.7%로 시장 예상치 평균(8.0%)보다 크게 부진했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채 리스크 통제 가능
이번 회의에서 당정은 중국 경제가 과거 고도 성장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신창타이(新常態)’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신창타이 시대 중국 경제의 아홉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이 중 관심을 끄는 것은 “높은 부채비율과 버블을 특징으로 하는 각종 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1%(지난 6월 말 기준)로 2008년 말(147%) 대비 크게 불어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부채 위험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정은 또 중국의 소비가 개성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신흥 산업과 서비스산업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 진보에 기반한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신창타이 시대의 특징으로 제시했다.
중국 당정은 아울러 내년도 5대 중점 추진 과제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 지속 △적극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 △농업발전 방식 변화 가속화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원배분 효율화 △민생 개선 등을 선정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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