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부터 무료보급 나서…관련 SW 기술 외부 개방도
눈동자 움직임만으로 화면에 글 쓰고, 인터넷도 이용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눈동자 움직임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EYECAN+)를 공개했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사람도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모니터 화면에 글을 쓰고, 컴퓨터를 제어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내년 초부터 일정량을 개인 및 사회단체에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안구마우스는 컴퓨터의 마우스를 손 대신 눈동자 움직임으로 조작할 수 있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마우스 포인터가 이동한다. 특정 아이콘·폴더· 링크를 1초 동안 바라보거나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클릭과 스크롤링 등을 실행한다.
기존 안구 인식장치가 있는 안경을 착용하는 불편을 크게 줄인 것도 특징이다. 모니터와 연결한 뒤 사용자의 눈에 맞게 설정하면 자유롭게 모니터를 보면서 글을 쓰거나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전 아이캔 제품과 비교해 안구 인식의 정확도와 제품 성능을 높이고, 단축키·클릭모드를 적용하는 등 사용환경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사내 자발적 아이디어와 사내 C-랩(Lab) 프로그램으로 직접 개발된 아이캔은 이듬해 첫 선을 보였다. 기존 안구마우스는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 고가였던데 반해 아이캔은 5만 원 이내 재료비로 만들어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6월부터 삼성전자 DMC연구소가 아아이캔의 불편사항을 청취한 뒤 성능과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이 아이캔플러스다.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석사 과정(연세대)을 밟고 있는 신형진씨 등이 개발 자문에 나서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서 직접 제품을 시연한 신씨는 "신체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제품"이라며 "무엇보다 개발과정에 참여해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느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부 개인 및 사회단체에 무료 배급할 뿐만 아니라 아이캔플러스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기술을 외부에 개방해 사회적기업과 일반 벤처기업이 안구마우스를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술 기부’에 나설 방침이다.
조시정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사무국 상무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더해 세계적인 제품으로 결실을 맺은 사례"라며 "이처럼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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