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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40일 만에 지팡이 짚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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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주택지구 현지 지도
신병이상說 잠재우기 행보



[ 김대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쿠데타설과 건강이상설을 불식하고 주민 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라고 정부 관계자는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은 14일 김정은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13일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모란봉악단의 신작 음악회 행사에 참석한 지난달 3일 이후 40일 만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허리 높이의 지팡이로 왼쪽 다리를 지탱하고 서 있는 모습 등의 현지 지도 사진을 여러 장 실었다. 촬영 장소가 각기 달라 김정은이 주택지구 곳곳을 옮겨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김정은은 대체로 건강한 듯 보였고 이야기하며 웃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주택지구를 돌아보며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다. 건축 미학적으로 잘 건설됐다”고 큰 만족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날 현지 지도에는 4일 방한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용해 노동당 비서와 최태복 비서, 한광상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측근들이 수행했다.

김정은은 7월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행사에서 다리를 저는 모습이 북한 방송에 나왔다. 이후 건강이상설이 북한 내외로 급속히 퍼졌고 ‘잠행’이 길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뇌사설, 실각설, 쿠데타설 등이 돌았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정은은 다리 부상으로 그동안 평양 근교의 특각에서 요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완전한 몸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통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정부 관계자는 분석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이같이 오랫동안 모습을 감춘 일은 종종 있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지도자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87일간,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엔 80일가량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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