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저출산 시리즈' 네티즌 댓글 3000여건…논란 '후끈'
20대 워킹맘서 50대 남성까지 저출산 해결 아이디어 '봇물'
"내년에 진급 대상인데 2세 계획에 포기해야 하나"
[ 고은이 기자 ]
“아이를 낳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회사는 물론 사회 전체가 아이가 없다는 가정 아래 돌아간다는 것을요.”(네티즌 vetl****)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회에 걸쳐 기획보도한 ‘저출산 정책 다시 짜라’ 시리즈 기사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은 뜨거웠다. 3일 하루에만 3000여건에 이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이 달렸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대 워킹맘부터 30년차 주부, 50대 남성 가장,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까지 열렬한 관심을 나타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들도 쏟아졌다.
◆쏟아진 현실 한탄
자녀를 둔 기혼자들은 특히 ‘아이 키우는 어려움’에 큰 공감을 표했다. 한 네티즌(heji****)은 “(신혼부부가) 부모 도움 없이 월세로 시작하면 딩크족, 1억원짜리 전세자금이 있으면 아이 하나, 연봉 1억원이 넘어야 아이 둘을 낳을 만한 여력이 된다고 한다”며 “한국 현실에서 아이 셋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그만큼 자녀계획이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자신을 ‘자식푸어’라는 단어로 표현한 사람도 있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고민도 분출했다. 직장생활 2년차라는 한 29세 남성(kdoe****)은 “3년 가까이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17개월을 일해 2200만원을 겨우 모았다”며 “이 돈으로는 원룸 전세도 못 구하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결혼을 포기하는구나 싶다”고 털어놨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워킹맘들이었다. 둘째 아이가 네 살이라는 한 네티즌(cos0**** )은 “몇 년 전 아이가 아파서 한때 늦게 출근하다 보니 5개월 만에 회사 세 곳에서 해고당한 경험이 있다”며 “(기사 내용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고 했다. 올해 결혼한 한 20대 후반 여성 직장인(shin****)은 “내년에 진급대상이지만 2세 계획 때문에 포기해야 하나 고민 중인데 기사가 꼭 내 맘 같다”며 “아이 봐줄 사람도 없는데 외벌이로는 생활이 힘들고 출산을 미루자니 노산이 겁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문화가 달라져야”
이들이 입 모아 지적한 것은 정부 정책 중 피부에 와닿는 내용이 없다는 것. 한 여성 네티즌(hitp****)은 “정부가 여성을 상대로 시간제 일자리를 밀어붙이는 것 같은데 대부분 근무시간이 애매해서 어차피 아이는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정책을 만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회사에 충분한 육아휴직 보조금을 줘야 제도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직장인(play****)은 “육아휴직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회사에 장려금을 많이 주면 회사도 휴직에 더 관대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을 30대 주부라고 밝힌 네티즌(clar****)은 “신혼부부부터 자녀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주택자금 등을 대출받기 쉽게 해줘야 한다”며 “자녀 수를 따져서 지원하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다수가 공감했던 것은 야근이나 회식이 많은 근로문화나 여성에게 모든 양육의 책임을 지우는 남성중심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저출산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 한 네티즌(djy1****)은 “고운맘카드에 50만원씩 넣어준다고 저출산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일하는 여성에게까지 출산과 양육은 물론 가사까지 모두 맡기는 것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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