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인에게 물어보니
2014년 기업 순이익 3년 만에 턴어라운드…해외 주식은 유럽 경기회복 기대
[ 안상미 기자 ]
2014년 중반을 지나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제자리걸음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은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0.02% 상승하는 데 그쳐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역시 0.16%에 머물렀다. 시중은행 금리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정책 기대감에 인도펀드(24.41%)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은 유럽펀드(6,20%), 북미펀드(5.56%) 등 일부 해외 주식형펀드가 견조한 성과를 올렸을 뿐이다.
상반기에는 투자자들의 실망이 컸지만 하반기는 국내 증시 반등에 따른 수익률 회복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외국인 수급 개선이 지속되면서 경기민감 대형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 KDB대우 삼성 한국투자 하나대투 등 5개 주요 증권사 투자 전문가들에게 하반기 유망상품과 유효한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하반기 박스권 돌파 기대”
전문가 5명 중 3명은 박스권에 갇혔던 국내 증시가 경기민감 대형주 주도 아래 하반기에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호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골드넛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이 6~7월 수출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다”며 “올해 기업 순이익 규모가 평균 99조원대로 3년 만에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장기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성장주, 시장변화에 탄력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대형주펀드와 자문형 주식상품에서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송석준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총괄센터장은 “중국 경기도 반등하고 있어 하반기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시장 상승에 무게를 두고 중소형 가치주펀드보다 대형 성장주펀드나 레버리지인덱스펀드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성구 한국투자증권 수원PB센터장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 선호업종과 경기민감업종의 턴어라운드를 감안해 대형주펀드나 배당형상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지수는 1900~2150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2015~2016년을 내다보고 국내 주식 비중을 늘려보라”고 추천했다. 가치주펀드와 함께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분산투자를 권했다.
○“해외상품은 유럽주식이 유망”
해외 주식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있는 미국보다 유럽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유럽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유로존 리스크(위험)가 점차 완화되고 유럽 기업들의 성장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며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유럽 주식형펀드 비중 확대를 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과 함께 일부 신흥국 증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센터장은 “올 들어 대만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돼 이머징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보였다”며 “선거 후 정책 변화를 통해 정치, 경제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증시에 선별 투자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송 센터장도 “중국 증시에 관심 둘 시기”라고 귀띔했다. 유망 상품으로는 환헤지를 하면서 중국 내수 소비테마에 투자하는 펀드를 꼽았다.
○“롱쇼트·해외 채권형펀드 비중 축소”
하반기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줄일 상품으로는 롱쇼트펀드, 해외 채권형펀드 등이 지목됐다. 배경만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실장은 “상반기 국내 롱쇼트펀드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현물 쇼트(공매도) 수요도 증가해 쇼트매매를 위한 고평가 종목을 찾기도 힘들어졌고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로 대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롱쇼트펀드들이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해외채권의 투자 매력은 다른 자산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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