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면담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유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30일 면담에서 "정치권은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두고서도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고 당일인 4월 16일 팽목항 구조작업에서부터 두 달째로 접어든 오늘의 국회까지 이 나라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여학생 희생자의 어머니는 "딸과 함께 명동성당에 온 적이 있는데 오늘 다시 와 보니 딸 아이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면서 "말도 안 되는 이런 비극의 희생자는 우리 애들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이심전심 아니겠느냐"면서 "이 나라에 사는 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면담에 앞서 가족들과 염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관계자들은 주교관 내 소성당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를 올렸다.
이들은 "무관심과 세속의 영욕 속에서 안일하게 살아온 저희의 죄를 뉘우치오니 용서와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더 이상 세상의 불의와 비리로 인한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이 나라의 위정자들과 국민 모두를 비추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아무 죄 없이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예수님처럼 세월호 희생자들도 억울한 죽음을 당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성모님에게 우리의 마음을 맡기고 함께 힘을 내자"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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