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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방송·통신 대통합, 우리는 뭘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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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회사 AT&T가 위성방송업체 디렉TV를 4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컴캐스트가 타임워너케이블을 45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지 3개월 만에 또 하나 거대 공룡의 탄생이다. AT&T와 디렉TV가 합병하면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2600만에 달해 3000만 가입가구를 확보하는 컴캐스트-타임워너케이블을 바짝 뒤쫓게 된다. 급변하는 방송·통신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시장 재편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의 방송·통신시장은 경쟁의 칸막이가 급격히 붕괴되는 중이다. 어느 사업자가 보다 넓은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다. 케이블 등 미국 유료방송업계의 위기감도 넷플릭스 등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등장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통신사업자까지 방송에 뛰어들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결과 방송시장은 콘텐츠를 가진 케이블·위성사업자와 콘텐츠가 없는 통신사업자 간 무한경쟁 무대로 변하고 말았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절박감이 메가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망 사업자(ISP)와 콘텐츠 사업자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신경전 역시 이런 무한경쟁의 결과임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일련의 메가딜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도 그 함의가 적지 않다. 당장 국내시장만 봐도 그렇다. 케이블시장은 정체 국면에 접어든 반면 인터넷TV(IPTV),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등이 급부상 중이다. 인터넷 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갈등을 빚는 것도 미국과 유사하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인수합병이 하나의 돌파구를 여는 카드일 수 있다. 그러나 온갖 규제로 둘러싸인 국내 방송·통신시장에서는 메가딜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한다. 시장재편은커녕 전송료 갈등이나 휴대폰 보조금으로 인한 영업 중지 따위의 소모적 논란만 넘쳐난다. 이러다 우리만 낙오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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