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서울시장 선거의 여야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19일 첫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이용식)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정 후보가 현 시장인 박 후보를 정면 공격하고, 박 후보는 자신의 시정 성과와 정책 홍보로 대응하는 창과 방패의 대결양상이었다.
정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지하철 공기질 공동조사 제안과 관련해 "박 후보는 말로는 좋다고 해놓고 실제 아무 연락이 없었다"면서 "대신 슬그머니 지하철 환풍기 가동시간을 늘렸는데 이것은 증거인멸 시도로 보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 후보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하는데 박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과 네거티브'의 최대 수혜자였다"며 "그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맹공을 이어갔다.
반면 박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면서 "지난 2년 6개월 동안 서울은 새로운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빚은 줄었고, 복지는 늘었다"라며 1기 시정의 성과를 강조했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화두에 올리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외면한 채 외형적 성장과 무한 속도 경쟁, 거대 물신주의로 내몰았던 낡은 과거와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면서 정 후보의 개발 공약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패널들과의 질문이 시작되면서 매 이슈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가 "관광객 1천만명을 돌파했는데 관광은 고용창출력이 가장 높은 산업이다.
제가 시장이 되고나서 '과'를 '국'으로 승격시켰다"라고 밝히자, 정 후보는 "박 시장의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모르시는 것"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이명박 정부, 오세훈 시장 시절 비자절차를 간소화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녹색기후기금(GCF)의 인천 유치에 대해서도 정 후보가 "송영길 인천시장은 열심히 뛰었는데 서울시에서는 국장 정도가 참여했다"며 서울로 유치하지 못한 책임을 묻자, 박 후보는 "열심히 했지만 중앙정부가 인천으로 보내야 한다고 확고히 밀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쟁점 중 하나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을 놓고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시장 취임 후 부정적인 발언으로 투자가치를 훼손한 게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한 성급한 접근은 7년간 재산권이 묶이고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서부이촌동 주민의 상처를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철도기지창 부지와 나머지 지구를 분리개발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토론 초반 정 후보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박 후보는 정 후보의 이념 문제 제기에 "상대방의 삶에 대해, 상대방이 걸어온 길에 대해 예의는 있어야 한다"며 "제가 정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이러는 줄 아시나"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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