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朴 돌풍'에 당내 권력지형 변화 예고
[ 이태훈 기자 ]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에 권영진 전 의원(사진)이 선출됐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도 비(非)박근혜계 돌풍이 이어지며 당내 권력 지형에 변화가 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권 전 의원은 29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4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열린 당 경선에서 3770표(유효투표 수) 중 121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7~28일 치러진 여론조사에서는 203표를 얻어 합계 1418표를 기록했다.
경선에 참여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이 획득한 표(여론조사 포함)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1185표) △서상기 의원(1182표) △조원진 의원(928표) 등이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권 전 의원과 이 전 청장이 나란히 1, 2위를 기록한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인 서 의원과 조 의원은 3, 4위에 그쳤다.
경북 안동 출신의 권 전 의원은 대구 청구고와 고려대를 나와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후보수락 인사에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구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전 의원과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에 홍준표 현 지사가 선출되는 등 지방선거 경선에서 친박계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사 후보에는 원희룡 전 의원, 울산시장 후보에는 김기현 의원, 세종시장 후보에는 유한식 현 시장, 충북지사 후보에는 윤진식 의원, 경북지사 후보에는 김관용 현 지사 등이 뽑혔다. 이 중 친박계는 김관용 지사뿐이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비박계인 정몽준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박계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을 앞서고 있다. 경기지사 경선은 비박계인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당 관계자는 “비박계는 주류에서 밀려나자 일찌감치 지역에서 활동하며 경쟁력을 키운 경우가 많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고 나선 친박계 후보들이 줄줄이 패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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