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엘 베아의 전작 '집으로 가는 길'은 2007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은 명실상부한 고전이 되었다.
맥스위니스 창업자이자 소설가 데이브 에거스가 칭한 "현대 작가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아프리카 작가" 베아는 여전히 질곡에서 풀려나지 못한 조국의 전쟁 후 삶에 관한 슬프고도 애정 어린 우화로 다시 독자의 곁을 찾았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끔찍한 전쟁이 끝난 후 고향 임페리로 돌아온 두 친구 벤자민과 보카리가 있다. 이들은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내일을 꿈꾸는 보통의 시에라리온인을 대변한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마을은 폐허가 되었고 땅은 유해로 뒤덮였다. 전쟁은 끝났을지 몰라도 머리 위를 맴도는 위험에서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메마른 바람마저 희망의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을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자 분주하고, 벤자민과 보카리도 교사로 복귀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일구려 노력한다.
하지만 일상의 따듯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작은 희망과 꿈은 끊임없이 고문당한다. 식량과 물자는 턱없이 부족하고 마을엔 살인, 도둑질, 강간, 복수가 횡행한다. 외국 탄광 회사는 마을 식수원을 더럽히고 전선으로 길을 막는 등 마을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의 목숨마저 갈취한다.
오랜 세월 지속된 마을의 전통과 문화는 탄광 회사의 무차별한 개발과 파괴로 무너져 가고, 사람들의 가치관 역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들이 다시 자신의 등뼈를 단단히 세울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건강한 영혼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토록 기다리는 내일은, 내일의 빛은 과연 이들을 비출 것인가?
'내일의 빛'은 꿈이 뜻하는 부드러운 감성과 우화가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강력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어제의 전쟁 기억하고 애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면, '내일의 빛'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꾸는 법을 전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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