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반짝했던 고졸 취업 붐이 다시 사그라지고 있다고들 한다. 지난해 주요 은행들이 고졸 직원을 전년 대비 30%나 적게 뽑았고 올해도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고졸 채용이 경력단절 여성 채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눈치보기에 바쁠 것이라는 추론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정작 사회에 인재를 공급하는 교육계에선 달라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7.8%에서 지난해 70.7%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의미있는 변화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등 소위 전문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이 줄고 있는 게 그런 증좌다. 4~5년 전만 해도 대학진학률이 70%를 넘던 특성화고들이다. 이제 40%도 채 되지 않는다. 취업률이 70%를 넘는 특성화고도 많다.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하는 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은 90%를 넘는다. 독일에 취업한 마이스터고 출신들도 15명이나 된다. 마이스터고 출신들은 학교 만족도와 소속감이 일반고에 비해 높고 자기주도 학습에도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다. 과잉 진학이라는 이상 열기가 서서히 걷히는 조짐이다. 진학 과잉은 결국 대졸 실업으로 이어져 인력과 고용 구조를 왜곡시켜 왔다.
돌아보면 70~80년대 전문계 학교의 직업교육은 우수한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런 분위기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과제다. 독일처럼 마이스터가 존중받는 사회까진 되지 못하더라도 장인과 직인들이 사회적 대접을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학력 인플레가 없어지고 능력과 노력만이 대접받는 시대로 가야 한다. 그게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건전한 기풍의 사회다.
한국경제신문이 교육부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4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2014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를 개최하는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운영하는 청년버스가 행사장을 찾아와 취업에 대한 진로 상담과 일자리 정보 서비스를 펼친다고 한다. 고졸 인재들과 관심있는 기업의 많은 참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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