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8일(10: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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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GS칼텍스가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예정 발행액만큼의 수요를 끌어모으는 데 실패했다. 모집 금액(발행 금액) 3000억원 중 50억원의 미매각 회사채가 생겼다. 미매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신용등급 AA+ 기업의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다 팔리지 않은 것은 올 들어 처음이라는 점에서 GS칼텍스는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GS칼텍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8일 “GS칼텍스가 3000억원어치의 7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2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 몰려든 자금이 2950억원”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예정 발행금액인 3000억원 중 50억원이 미매각된 것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하기 전부터 채권시장에서는 GS칼텍스가 300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올초부터 여수 원유 유출 사고, 실적 악화에 이어 해외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삼중고를 겪으면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A증권사 채권 연구원은 “대형 악재가 잇달아 터져나온 데다, 원래 7년 만기 회사채는 수요 자체가 적어 일부 물량이 미매각될 것이란 예상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4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정유 사업부문의 부진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난 2월과 이달 각각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떨어트렸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GS칼텍스는 올 1월과 3월 각각 만기 도래한 1000억원의 회사채와 1억달러의 외화표시채권을 차환하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상환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3년·5년 만기 회사채라면 자산운용사들도 투자할 수 있지만, 7년 만기 회사채는 투자자가 보험사·연기금밖에 없다”며 “이런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면 이번 수요예측은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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