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설 기자 ]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 모든 경제 문제가 풀립니다.”
지난 14일 재계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장으로 선임된 권태신 원장(사진)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권 원장은 “현재 한국은 가계부채와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등의 문제가 심각한 데다 잠재성장률까지 떨어지고 미래 성장 동력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경제 문제를 풀려면 기업 투자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같은 대기업들이 국가 브랜드를 알리면서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처럼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40년 가까이 공직에 있으면서 “기업을 위하는 게 애국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공무원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1983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일할 때 미국에서 들여온 차관으로 운영되던 국내 비료업체를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며 “당시 미국 정부는 한국 업체를 정리하는 것은 알아서 해도 좋은데 미국 비료회사 아그리코의 영업권은 꼭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권 원장은 “이때 ‘국가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것을 평생 신념으로 간직하게 됐다”며 “한경연 원장을 마지막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데 불편한 규제와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1977년 행정고시 19회로 재정경제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36년간 경제부처에 몸담은 경제관료 출신이다.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 재정경제부 차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를 거쳐 2009년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작년까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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